'73명 사상' 안전공업, 대화공장서도 산업안전법 위반 무더기 적발...과태료 1.3억

  • 대전노동청, 안전공업 대화공장 대상 긴급 산업안전감독

지난 3월 20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소재 안전공업 건물이 불에 훼손된 상태로 남아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20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소재 안전공업 건물이 불에 훼손된 상태로 남아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안전공업 대화공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화공장은 지난 3월 대형 화재로 7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안전공장 문평공장과 동일·유사한 위험요인이 있는 사업장으로 지목된 곳이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12일 긴급 근로감독 결과 사법처리 32건과 과태료 약 1억2700만원(29건)을 부과하고 9건에 대해 시정 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독은 지난 3월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안전공업 문평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이후 실시됐다. 당시 화재로 노동자와 소방관 등 총 7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4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노동청은 화재가 발생한 문평공장과 동일·유사한 위험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과거 본사로 사용됐던 대화공장을 대상으로 긴급 감독에 착수했다. 감독은 시설·작업환경·기계기구·화학물질 관리 등 산업안전보건법 전반에 걸쳐 진행됐다.
 
"서명만 받고 교육"...안전관리 전반 부실

감독 결과 사업장은 산업재해 발생 보고를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동청은 최근 5년간 사내 안전사고보고서를 대조한 결과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 7건을 확인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안전교육 역시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자들에게 서명만 받거나, 유해·위험작업 종사자에 대한 교육 자체를 실시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유해·위험 장소에 안전보건표지를 부착하지 않았고 관리감독자의 안전보건 업무 수행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환경 관리 부실도 심각했다. 작업장 바닥에는 절삭유와 오일미스트가 흩어져 있어 미끄러운 상태였고 작업장 천장과 벽, 설비 곳곳에는 기름때가 누적돼 있었다. 노동자 안전통로와 비상통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일부 사다리식 통로는 기준에 맞지 않게 설치된 상태였다.

이 밖에도 조도 기준 미달, 계단 안전난간 설치 미흡, 추락위험 장소 출입금지 조치 미실시, 보호구 미지급 등의 문제도 확인됐다.

기계·설비 안전조치 위반도 다수 적발됐다. 원동기와 회전축 등에 설치해야 할 방호덮개가 없었고 프레스 방호장치 미설치, 크레인 훅 해지장치 탈락, 크레인 컨트롤러 관리 부적정 등의 사례가 확인됐다.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및 중량물 취급작업에 대한 작업계획도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증기·오일미스트 관리 미흡..."실질적 안전체계 구축해야"

화학물질 관리 역시 미흡했다. 사업장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게시하지 않거나 관련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화학물질 소분용기에 경고표지를 부착하지 않은 사례도 드러났다. 인화성 액체 증기 배출 관리와 기름 묻은 천조각 보관 등 화재·폭발 예방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작업자 보건 관리 문제도 드러났다. 오일미스트와 유증기가 발생하는 설비에 국소배기장치 후드가 설치되지 않았고 일부 국소배기장치는 제어풍속 기준에도 미달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관리대상 유해물질 취급 작업수칙과 경고표시, 출입금지 조치가 미흡했고 밀폐공간 출입금지 표시와 작업환경측정, 특수건강진단도 제대로 실시되지 않았다.

노동청은 단순 법 위반 적발을 넘어 사업장의 전반적인 안전관리체계 개선도 요구했다. 대화공장의 경우 외부 안전관리대행과 생산관리부서가 안전업무를 병행하는 구조로 운영돼 실질적인 안전관리 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위험성평가가 노동자 참여와 아차사고 발굴, 개선대책 이행 없이 형식적으로 진행됐으며 산업재해 발생 이후에도 실질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시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청은 △유증기·오일미스트에 대한 개선대책 △노후·파손 설비 개선 △화재 대피경로 확보 △안전관리 전담인력 배치 △실질적 위험성평가 실시 △산재 재발방지 대책 이행 등을 요구했다.

향후 작업 재개 예정인 문평공장에 대해서는 특별감독을 실시해 안전·보건 조치 이행 여부와 본사 차원의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재조사표 미제출로 과태료를 부과한 7건에 대해서는 산재 은폐 여부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마성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이번 감독 결과는 단순한 법 위반을 넘어 생산 중심 경영과 안전관리 부실이 복합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전반의 안전관리 기준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작업환경 개선과 노동자 안전·보건관리는 반드시 현장에서 이행돼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안전조치 미비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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