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시장 브리핑을 하면서 5월 9일 이후에도 집값 폭등은 없을 것이라며 완만한 상승을 전망했다.
폭등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상승이라는 표현이 성급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반드시 서울 집값 정상화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SNS 통해 알리면서 석 달 만에 뒤집힌 집값 전망, 하락론이 부상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 집값 운명의 시간인 5월 9일 이후 부동산시장 어디로 가는지 하나씩 따져 보자. 이 대통령이 언급한 뒤집힌 집값 전망, 하락론이 부상한다는 내용은 지난 5일 발표한 2026년 KB부동산 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했다. 연초에는 전문가와 중개사 모두 가격 상승을 점쳤지만, 하반기 세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중개사 과반이 하락 전망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가 된 것이다.
조사 대상 역시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서울 수도권에 있는 분들이고, 중개사는 전국에 분포하다 보니 침체된 지방 부동산 분위기도 반영이 되었을 것이다. 수도권으로 조사 대상을 좁히면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는 1월 93%에서 4월 72%로, 공인중개사는 84%에서 66%로 줄었다. 1월보다 급매가 나오고 공포분위기가 남아있던 4월 상승전망이 낮아지긴 했지만 수도권은 전문가, 공인중개사 모두 여전히 상승전망이 더 높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이 되는 5월 10일 이후 서울 집값은 어떻게 될까? 5월 10일 이후에는 규제지역 2주택자는 최고세율 71.5%, 3주택 이상은 82.5%의 살인적인 중과 세율이 적용 된다. 시세차익이 10억원 정도 된 3주택자는 약 7억5000만원 정도의 양도세를 내야 하는데 보유기간 동안 지불한 대출이자와 보유세 금액을 고려하면 사실상 남는 것이 거의 없다.
한 사람도 중과세율로 양도세를 내면서 팔겠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꼭 팔아야 하는 다주택자들은 3월 중순 이전에 급매물로 던졌다. 5월 10일 이후 다주택자들은 내놓았던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도리어 올릴 가능성이 높다. 중과세를 내고 급매로 파는 바보는 없을 것이며 매물을 거둬들이기 싫은 분들은 당장 거래가 되지 않아도 호가는 올리고 볼 것이다.
팔려고 공실로 비워둔 집은 다시 세입자로 채우면서 임대매물이 조금 늘어날 수는 있지만 전세난과 향후 인상 가능성이 높은 보유세 부담을 감안하면 임대료는 더 올릴 것 같다. 일각에서는 매물이 잠기면서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을 말하는데 8월까지는 적어도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면서 거래는 실종되겠지만 폭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은 2~3월 급매물 맛을 본 상황에서 대출도 잘 나오지 않는데 용감하게 집을 사기 위해 뛰어들지는 않는다. 다만 9월 추석까지 주택시장의 흐름을 바꿀 만한 효과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FOMO(Fear of missing out)가 확산되면서 또다시 요동을 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양도세 중과세가 부담스러운 고가아파트 시장에 대한 이야기이고,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시장은 최악의 전세난이 쉽게 해결되기 어렵고 입주물량까지 부족해 키 맞추기 상승이 서울을 넘어 경기와 인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열어 두어야 한다.
정부는 9월 추석 전에 세금규제를 통해 한 번 더 강하게 수요를 억제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의 브리핑에서 힌트를 얻자면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초고가주택이 집중적인 타깃이 될 것 같다.
이미 양도세 중과 폭탄을 맞은 다주택자와 50억원 초과 초고가주택에 대해 세율을 상향하고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60%에서 80%로 올려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의도는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압박해 투자수요를 억제하고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대로 부동산시장이 흘러갈 가능성은 낮다. 강남 등 고가아파트 시장은 이제 버틸 만한 분들이 남았고,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줄이면 비거주 집주인들은 거주를 선택하면서 전세시장은 더 불안해질 것이다.
보유세 인상대상을 초고가주택으로 타깃을 잡은 이유는 30억원 이하 아파트까지 보유세부담을 크게 올리기에는 2028년 총선을 앞둔 여당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서울 집값 안정의 출구가 없어 보이는 것은 불로소득과 공정의 잣대를 부동산에 적용함으로써 스스로 정책의 폭을 줄였기 때문이다. 양도세를 올리면서 보유세도 올리는 채찍과 채찍 전략보다는 보유세는 올리되 양도세는 오히려 내려 출구를 만들어 주면 의외로 쉽게 매물이 나온다.
불로소득 논란이 부담스럽다면 서울 아파트를 팔고 지방 미분양을 사거나 시세보다 저렴하게 파는 만큼 양도세를 감면해주면 된다. 공부 안 하는 자녀를 다시 공부하게 만드는 것은 매질이 아니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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