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하루 앞뒀지만 시장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했다. 중개업소 유리창엔 일부 매물 광고가 붙어 있었지만 전화 문의나 방문 손님은 뜸했다.
한때 '막차 거래' 기대감이 돌았던 현장은 이미 급매 소진 이후의 관망 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이었다. 은마아파트 인근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급매는 4월에 거진 다 정리됐다. 지금은 호가 올리려는 집주인들만 남았다. 내일 구청 문 닫으면 다음부터는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며 "집주인들이 양도세 회피 매물들과 섞여 제값 못 받는 걸 싫어해 오히려 5월 9일 이후에 내놓으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보미도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이미 매도될 만한 물건들은 거의 다 거래됐다"며 "지금 추가로 막판 급매를 내놓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날 찾은 강남구청 역시 비교적 잠잠했다. 부동산정보과 안쪽에 토지거래허가를 위한 별도 공간이 마련됐지만, 민원 전화를 응대하는 공무원들만 보일 뿐 법무사나 관련 민원인은 눈에 띄지 않았다. 강남구 논현동의 한 법무사 사무소 관계자는 "몇 주 전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 서류 업무로 바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최근 며칠 사이 극적으로 가격 조율이 되는 건은 있겠지만 갑자기 접수 창구가 크게 붐비는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급매물 소진과 매물 회수로 인한 시장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9175건으로, 1개월 전(7만7010건) 대비 10% 넘게 줄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6만9000건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24일(6만8564건) 이후 약 70일 만이다.
최근 한 달간 서울에서 매물 감소 폭이 가장 큰 지역은 구로구다. 2772건에서 2283건으로 17.7% 급감하며 매물 잠김을 주도했다. 이어 강북구(-16.0%), 성북구(-15.8%), 중랑구(-15.8%) 등 강북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15%가 넘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막바지 거래가 성사된 후 신규 매물이 자취를 감춘 데다, 처분 시기를 놓친 다주택자들이 보유로 선회하며 매물을 거둬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매물이 모두 소진되면서 국지적인 가격 상승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외곽에서는 전월세 불안에 따른 실수요까지 가세하며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상승하며 3주 연속 보합권 이상의 강세를 유지했다. 매물 증발 현상이 뚜렷한 외곽 지역이 약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최근 한 달간 매물이 15% 이상 급감한 구로구(0.24%)를 비롯해 성북구(0.27%), 강북구(0.25%) 등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들이 서울 전체 상승폭을 웃돌며 시장의 하방 지지선을 단단히 굳혔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중저가 매물이 밀집된 대단지는 일찌감치 급매물은 다 들어갔지만, 전세 품귀로 분가 및 신혼 등의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지난주부터는 올 초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음에도 막판 매수 문의와 매매계약 체결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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