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준의 결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정책의 '결과'보다 '과정'에서의 분열이다. 12명의 위원 중 4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인하를 주장한 비둘기파 1명과, 완화적 기조(Easing Bias) 삭제를 요구한 매파 3명의 충돌은 현재의 경제 지표가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동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과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 중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제롬 파월의 시대가 가고 케빈 워시 차기 의장 체제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혼란이며, 한국은행 역시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경로'를 상수로 두고 정책을 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국의 상황은 더욱 공교롭다.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7%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은 전망치(0.9%)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견인한 이 성적표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의 명분을 약화시킨다.
오는 5월 28일 열리는 금통위는 신현송 총재 취임 이후 첫 정책 결정이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다. 신 총재는 인사청문회에서 "유가 충격이 큰 한국 경제 특성상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는 5월 금통위가 '매파적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다.
한·미 금리 격차가 1.25%p(상단 기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연준의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진 이상, 한국이 먼저 움직일 공간은 좁다. 자칫 선제적 인하에 나섰다가 환율 급등과 자본 유출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은행은 4월 물가 지표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살피며 '지켜보기(Wait-and-see)'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우리 경제는 반도체 호황이라는 '기회'와 중동발 공급망 쇼크라는 '위기'가 교차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 연준 내부의 분열이 시사하듯, 이제 정답이 정해진 통화정책의 시대는 끝났다.
신현송호(號)는 단순히 금리를 동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에 명확하고 정교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현 상황에서 통화당국의 정책 일관성이 흔들린다면 시장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데이터에 근거한 유연성을 갖추되, 물가 안정이라는 중앙은행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소통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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