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들 홀로 키운다더니"…中 인플루언서 선행 뒤 드러난 반전

  • 취약계층에 거액 들여 집 고쳐줬지만 이후 가짜 사연으로 드러나

사진웨이보
25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 인플루언서가 집을 고쳐주는 선행에 나섰으나 이후 반전이 이어졌다. [사진=웨이보]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외딴 마을에서 홀로 여동생들을 돌보고 있다는 소녀를 돕기 위해 거액을 들여 집을 고쳐줬지만, 이후 소녀의 사연 일부가 과장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플루언서 슈퍼 비타이(본명 천자쥔)은 올해 초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의 한 산악 마을에서 18세 소녀 아지를 만났다.

천자쥔은 사기 사건을 폭로하고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콘텐츠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중국 본토 소셜미디어에서 25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아지는 천자쥔에게 자신이 두 명의 여동생과 조카딸을 홀로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이 비가 새고 화장실도 없는 집에서 살고 있어 밖에서 용변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자쥔이 직접 방문했을 당시, 네 소녀는 작은 침대에 모여 앉아 있었고 하루 식사는 양배추 절임 수프 한 냄비가 전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지는 오빠가 사망했고, 어머니는 가족을 떠났으며, 아버지는 병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감자와 옥수수를 재배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고도 했다. 현지 관계자들 역시 해당 가족이 실제로 빈곤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지의 여동생들은 천자쥔에게 "언니가 언젠가 마을을 떠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꿈"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지가 자신들을 돌보기 위해 학업을 포기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감동한 천자쥔은 가족을 위해 새 집을 지어주기로 했다. 그는 디자이너와 현지 인부들을 고용하는 데 약 20만위안(약 4318만원)을 썼고, 한 달 동안 집을 수리한 뒤 새 가전제품까지 들였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이상한 정황이 포착됐다. 천자쥔은 작업자 두 명이 아지와 닮았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겼고, 이후 호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아지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 남성은 자신이 아지의 남동생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아지와 여동생들이 실제로는 다른 집에 살고 있으며, 그곳에는 아지가 따로 사용하는 방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작업자는 아지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던 오빠로 드러났다. 그는 실제로는 살아 있었고, 가족의 주요 생계부양자 중 한 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선의가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천자쥔은 충격을 받았지만, 집 수리는 예정대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소녀들이 새집으로 이사하던 날, 아지는 결국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가족이 살던 곳에는 총 다섯 채의 집이 있었고, 가장 낡아 보이는 집은 촬영 장소로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지에게는 두 명의 오빠가 있었으며, 아버지 역시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버지는 오랜 기간 도박 중독과 빚 문제를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천자쥔은 아지의 가족이 가난한 것은 맞지만, 처음 들었던 것처럼 극심한 빈곤 상태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집이 낡고 빚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아지는 자신의 처지를 과장했고 가족 내 남성 노동력의 존재를 숨겼다.

아지는 이후 이야기를 꾸며낸 데 대해 사과했다. 아지의 오빠는 자신이 결혼을 위해 40만위안(약 8640만원) 상당의 신부값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또 천자쥔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지가 집안 빚을 갚기 위해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천자쥔은 "높은 신부값과 돈 때문에 딸을 결혼시키는 관습은 잘못됐다"며 "이런 해로운 관습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집을 돌려받거나 문제를 더 추궁하지 않았다. 대신 세 어린 소녀를 복지학교에 입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천자쥔은 "물질적인 변화는 일시적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마음가짐의 변화"라며 "이 아이들이 행복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중국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누리꾼은 "그 돈이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었다", "가난이 부당한 혜택을 기대하는 변명이 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아버지와 오빠들은 사건 내내 뒤에 숨어 있었다. 그런데 아지가 거짓말로 얻은 돈과 혜택은 결국 오빠의 결혼 비용과 아버지의 빚을 갚는 데 쓰이게 됐다"며 "남성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가정에서 딸들은 경제적 도구로 취급되고 착취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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