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국내 상장사가 70%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적 강제보다는 인센티브를 통한 질적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PBR이 1배를 밑돈다는 것은 기업의 시장 가치가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16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PBR 1배 미만 상장사 기업 가치 제고 공시 의무화를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김 의원이 2년 연속 PBR 1배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가치 제고 공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인 '주가 정상화법'을 발의한 이후 해당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서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025년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 847개 중 70%인 547개사가 PBR 1배 미만"이라며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2025년 코스피 지수가 75% 급등하며 주요국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질적 측면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특히 '공시 의무화' 방안에 대해 "법적으로 강제할 경우 기업들이 2~3줄 수준의 성의 없는 날림 공시를 하거나 딱 PBR 1배만 살짝 넘기려는 꼼수 주가 관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대신 "밸류업 공시를 잘하는 기업에 상속세 감면이나 법인세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방향이 지배주주의 인센티브와 기업가치 극대화를 일치시키는 길"이라고 제언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공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비용(COE)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본비용 대비 자본수익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 PBR 저하의 주요 원인"이라며 자본을 '공짜 돈'으로 여기는 경영 관행을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일본 사례를 들며 "ROE와 COE의 현재 수준과 목표치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이행 방안과 타임라인을 공개해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삼성전자 등의 밸류업 계획은 내용이 너무 부실해 모두 F학점을 부여했다"며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자본효율성을 인식하고 투명한 자본배치 계획을 세우는 정통 밸류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대주주가 주가 상승을 원치 않는 상황에서 실무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외부적인 제도적 강제가 병행되어야 부조리한 자본 배치가 해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현주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공시 계획의 승인 주체를 이사회로 명확히 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적용하고, 해외 주주를 고려해 공시 시점을 주총 2주 전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법적 보완책을 제시했다.
김현정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규제가 아니라 시장과 주주에 대한 '설명 책임'을 강화해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자는 취지"라며 "토론회에서 나온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주가 정상화와 자본시장 선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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