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이상렬 3군단장을 신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에 내정했다. 학군 31기 출신으로 비육사 출신 지작사령관은 2019년 남영신 장군에 이어 두 번째다. 육군 핵심 지휘 보직에 비육사 출신이 다시 기용됐다는 점에서 군 인사의 변화 흐름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인사는 전임 지작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연루 의혹으로 직무에서 배제된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진 후속 조치다. 지상군 작전 지휘 체계의 공백을 메우는 성격이 강하다. 군 지휘 체계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인사라는 점에서 단순한 인사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방부는 이상렬 내정자를 두고 다양한 야전 지휘 경험과 작전 이해도를 갖춘 인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군단장과 사단장, 여단장 등을 거친 경력은 최소한 현장 지휘 경험 측면에서 검증된 인사라는 점을 보여준다.
군 인사의 다양화는 필요하다. 그동안 고위 지휘부가 특정 출신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인사 저변을 넓히고 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조직에 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배경의 인재가 지휘부에 진입해야 조직의 시야도 넓어진다. 이는 단순한 형평성 문제가 아니라 군 조직의 대응 능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방식이다. 출신 다양화가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인사 원칙은 흔들린다. 과거의 편중을 바로잡겠다는 명분이 또 다른 편중으로 이어지는 순간, 인사는 균형을 잃는다. 육사 중심 구조를 완화하는 것과 육사 출신을 밀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인사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순간, 조직은 그 메시지에 따라 해석되고 갈라지기 시작한다.
군 인사는 상징이 아니라 전력이다. 지상작전사령관은 전시 작전 수행과 직결되는 자리다. 판단 기준은 분명해야 한다. 지휘 경험, 작전 능력, 조직 통솔력 등 검증된 역량이 우선이다. 출신은 참고 요소일 수는 있지만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인사 역시 출신이 아니라 역량과 경험이라는 기준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조직 통합의 측면에서도 신중해야 한다. 특정 출신이 불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내부 신뢰는 약해진다. 군은 명령과 복종 위에 서 있지만 그 바탕에는 상호 신뢰가 있다. 인사에서 균형 감각이 무너지면 지휘 체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군과 같은 위계 조직에서는 인사에 대한 불신이 곧 조직 운영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인사는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 다만 그 변화가 지속 가능하려면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다양성 확대는 필요하지만 그것이 배제의 방식으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 출신이 아니라 역량과 균형을 기준으로 한 인사 원칙이 자리 잡아야 한다. 군 인사의 방향은 명확하다. 누구를 줄이고 누구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준비돼 있고 어떤 기준으로 선발됐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 기준이 흔들리지 않을 때 다양성도 조직의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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