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의 '칸쿤 출장' 의혹과 관련한 조사가 시작됐지만, 서울시 옴부즈만위원회가 사실상 선거 이후로 결론을 미루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봐주기 조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조사 책임자인 조덕현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장이 "선거 전에 끝낼 수 없다", "선거에 영향을 주는 발표는 하지 않는다"고 못 박으면서, 공정성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조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금은 접수만 된 상태라 말씀드릴 게 없다"면서도, 조사 일정과 관련해서는 "착수해도 60일이 걸리고 연장도 가능하다. 선거 전에 못 끝낸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결론은 선거 끝난 다음에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이번 의혹이 선거 과정에서 쟁점화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상 공직자 비위 의혹이 제기될 경우, 조사기관은 중간 경과라도 공개하며 공적 책임을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조 위원장은 "중간 발표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며 "선거에 영향을 주는 걸 왜 하느냐"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발언은 조사기관이 공익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파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실제로 조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 내내 "연합뉴스 등 보도된 내용을 참고하라", "더 이상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심지어 사건 접수 경위에 대해서도 "자세히 모른다"고 답해, 조사 책임자로서 상황 파악조차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정 관계자는 "접수 단계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사실관계나 조사 방향 정도는 설명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아예 입을 닫고 선거 이후로 넘기겠다는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조 위원장이 과거 언론과 정부 요직을 거친 인물로, 정치권과의 인연이 깊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감한 시기, 민감한 사안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결국 이번 사안은 '조사를 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조사 자체는 진행하되, 그 결과와 과정은 선거 이후로 미루겠다는 기류가 분명해지면서, 서울시 옴부즈만위원회가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원오 전 구청장의 칸쿤 출장 의혹은 공직자의 도덕성과 직결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기관이 시점과 공개 여부를 이유로 사실상 '침묵'을 선택할 경우, 그 자체가 또 다른 논란의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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