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미군 장교 귀환으로 다시 주목받는 '시어' 훈련

  • 적진 추락시 생존 위해 배워…벌레 먹고 야자수로 은신처 만들며 버틴다

F-15 전투기사진게티이미지뱅크
F-15 전투기[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군이 이란군의 발포로 추락한 F-15 전투기에 탑승한 군인 2명을 성공적으로 귀환시키면서 다시 한번 최강 군사 대국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2명 중 1명은 이란군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미군의 구출 작전까지 시간을 벌어 주목받았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시 추락 전투기에는 조종사와 무기체계 담당 장교 등 2명의 군인이 탑승해 있었다. 두 사람은 권총만 들고 있는 채로 이란 적진에 추락했다. 조종사는 추락 6시간 뒤 구조됐지만 무기체계 담당 장교는 조종사와 떨어져 추락했다. 

당시 이 무기체계 담당 장교는 회피와 생존 전략을 사용해 작전을 수행했다. 이란군을 따돌리기 위해 7000피트(약 2.13㎞) 능선을 올라가 바위틈에 숨어 있는 한편, 미군이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알렸다. 하지만 이란군에 자신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도록 위치신호기는 간헐적으로만 사용했다. 결국 이 장교 역시 미군과 중앙정보국(CIA)의 구출 작전으로 추락 36시간 뒤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 무기체계 담당 장교가 사용한 회피와 생존 전술 등을 망라하는 전쟁포로 대비 훈련이 바로 ‘시어(SERE) 훈련’이다. 미군에서는 엘리트 군 간부를 위주로 훈련하며, 우리 국군과 영국군 등에서도 훈련이 있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엘리트 미군 병력이 적진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는 ‘SERE 훈련’의 내용을 소개했다. 생존(Survive), 도피(Evade), 저항(Resist), 탈출(Escape)의 4가지로 나뉜다. 미군 전반에서 실시되지만 주로 공군이 많이 사용한다. 

미 공군 모병 영상은 시어 훈련의 목적을 생존자가 명예롭게 귀환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데이비드 뎁툴라 미첼항공우주연구소장(예비역 중장)은 “시어 훈련은 조종사가 적진 후방이나 적대 지역에 혼자 고립될 수 있어 중요하다”면서 “조종사가 생존하고, 가능한 한 생포되지 않으며, 잡히면 착취에 저항하고, 구조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생존이다. 추락 후 낙하산으로 지상에 돌아온 조종사는 스트레스와 칼로리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상을 치료하고 숨을 곳을 찾아야 하며, 극한의 상황을 가정해 야자나무나 얼음 덩어리로 은신처를 만들거나 선인장이나 벌레를 잡아 식사를 하는 방법을 훈련한다. 실제로 1995년 보스니아 전쟁에서 적진에 추락했던 스캇 오그래디 대위는 시어 훈련 교범에 따라 개미를 먹고 밤에만 이동하며, 간헐적으로 라디오 신호를 보내 6일 뒤 구조됐다. 

도피도 중요한 이슈다. 제이슨 스미스 시어 훈련소 수석 교관은  “(도피에서) 핵심은 잡히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무마다 조종사는 사전에 비상 구조 계획을 세운다. 

저항 단계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이 공개돼 있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무술 훈련과 소형화기 소지, 제네바 협약에 부합하는 교전 수칙 등이 공개돼 있다. 
시어 훈련의 개념은 한국전쟁 당시 포로로 잡힌 미군들이 겪은 어려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적진에 있는 군인들에게 포로로 잡히더라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항하라며 잡히더라도 이름, 계급, 생년월일, 군번만 말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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