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4월부터 위기..."원유 가격 변동성·수급 문제 크다"

  • 기존 재고 사실상 소진...원유 확보 어려워

  • 전쟁 장기화로 향후 흐름도 예측 불가능

3월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유가가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3월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유가가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가 급등으로 높은 수출 실적을 올린 정유업계가 실적 개선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이를 '반짝 성과'로 평가하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월까지는 기존 재고와 대체 원유 확보 등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당장 4월부터 원유 가격 변동성과 수급 문제로 위기가 심화할 것이란 긴장감이 감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석유제품 수출단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3월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 석유제품 수출액은 51억500만 달러로 역대 3월 기준 2위를 기록했다. 3월 1∼25일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t당 925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3.3% 증가했다.

국내 기업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3월 배럴당 72.5 달러에서 올해 3월 128.5 달러로 7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 가격은 79.6 달러에서 128.8 달러로 61.8%, 경유 가격은 86.5달러에서 192.8 달러로 122.9% 올랐다.

수출 확대에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국내 정유 4사 매출액 중 정유사업 수출 비중은 모두 50% 이상을 웃돌아 내수보다는 수출에서 더 많은 이익을 거두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정유사들의 수익성 개선 지표인 정제마진도 3월 들어 치솟았다. 하나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월 배럴당 평균 11.8달러 수준이었던 복합정제마진은 3월 29.3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수출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이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다며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며 유가 상승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3월까지는 중동 사태 전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한 유조선 물량이 유입되면서 일정 수준의 가동률 유지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국내에 입항한 200만 배럴 규모의 물량을 마지막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입되던 기존 장기계약 물량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전해졌다.

정유사들은 현물 시장에서 호르무즈 해협 우회로를 통한 중동산 원유 도입을 검토하거나 미국·아프리카산 등 대체 원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 정유사 간의 원유 확보 경쟁이 심화하며 가격도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부터 원유 재고 부족이 현실화하면서 일부 정유사들은 설비 임시 운휴나 정기보수 일정 조정 등을 검토하거나 가동률을 최소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월까지는 기존 재고로 대응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원유 및 석유제품 가격 변동성이 커 향후 흐름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며 "하루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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