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규홍의 리걸마인드] 변호사 급증으로 법조시장 포화...변호사 수 적정규모는

  • 변호사 합격자수 매년 증가...평균 매년 3700명 합격자 배출

  • 변호사들 평균 연봉 약 3000만원...중위 소득 이하 수준으로 떨어져

  • 대한변협 OECD 수준 맞출 필요성 제기...인구 더 많은 일본 경우 신규 변호사 800명 수준

사진제미나이
[사진=제미나이]
지난 2009년 도입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 이후 국내 변호사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로스쿨 제도 도입 전 약 1만 명이던 변호사 수는 2024년 기준 3만 명을 넘었으며 10년 내 5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수가 급증하며 법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변호사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변호사들의 수익도 악화돼 법조 시장은 무한 경쟁에 내몰렸다. 대중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이제는 변호사들 스스로 '고소득 기득권'이라는 표현은 옛말에 지나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오는 실정이다.
변호사, 왜 이렇게 많이 증가했나
지난 1월 6일 제 15회 변호사 시험이 5일간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치러졌다. 시험에서는 공법(헌법·행정법) 시험을 시작으로, 형사법(형법·형사소송법), 민사법(민법·상법·민사소송법), 민사법 사례형과 전문적 법률 분야에 관한 과목 시험이 차례로 진행됐다.

법무부는 이번 변호사시험 응시자가 375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한 전년도 제 14회 시험의 출원자보다 6명 감소한 수치로 알려졌다.

변호사 시험 응시자는 지난 2021년 치러진 제 10회 시험에서 일시적으로 감소한 뒤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최근 수년간 3700명대 규모를 이어가고 있다.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재응시자가 누적됐고 이로 인해 응시자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시험 응시자는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12년 처음 치러진 변호사시험에서는 1698명이 시험을 봤지만 2016년 제 5회 시험에선 3000명을 돌파했으며, 2025년에 치러진 제 14회 시험에서는 역대 최다인 3763명이 시험에 도전했다.

응시자 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합격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1회 1451명의 합격자가 배출된 이후 매년 합격자는 꾸준히 증가했고 2020년에 치러진 제 9회 시험에서 가장 많은 1768명이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평균 5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변호사 합격자 수는 법조계, 학계, 정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변호사 시험 관리위원회가 정한다. 합격 인원은 통상 입학 정원 대비 75% 이상을 법정 기준으로 하되, 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한다. 위원회는 총점, 과목별 과락 여부, 동점자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격자 수를 정한다. 올해 합격자는 오는 24일 법무부에서 발표한다.
2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공동입학설명회에서 수험생들이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공동입학설명회에서 수험생들이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화에 다다른 법조시장...적정한 변호사 규모는
한국 법조 역사상 등록 변호사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로스쿨이 도입되던 2009년이다. 1906년 변호사법 제정 이후 1만 명까지 100년이 걸렸는데, 2012년 제1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가 배출된 뒤로 변호사 수가 3만 명(2019년)으로 증가하기까지는 단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만 변호사 수 증가가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스쿨 도입 이전에는 변호사가 부족해 수임료가 매우 높고 문턱이 높았으나, 현재는 변호사 수가 4만 명에 육박해지며 법률 서비스의 문턱이 낮아지고 전문 분야가 다양화됐다.

하지만 변호사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직역의 경쟁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법조 시장이 치열해졌다.

대한변협은 중위 소득 변호사의 연봉이 약 3000만원 수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수습 기간이나 개인 개업 시 월 200~300만 원 수준을 받는 경우도 많아 연간 3000만 원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변호사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깜깜이로 진행되는 변호사 합격자 발표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통화에서 "과거 사법시험때랑 비교하면 그때는 합격자 수가 정해져 있었다. 예를 들어 1000명을 뽑는다 그러면 거기에 맞춰서 시험이 치러졌다"며 "그런데 지금은 몇명이 합격되는지 미리 알수가 없다. 발표하는 당일에만 알 수 있다. 왜 굳이 당일에 합격자 수가 몇 명인지 발표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1년 전부터 시험을 공고할 때 합격자 수가 몇 명인지 정할 수 없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가가 운영하는 시험에서 있을 수 없는 시스템이다. 대놓고 부정 비리가 개입될 여지가 있는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정욱 대한변호사회 회장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수준으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2005년 로스쿨 도입 당시 목표는 변호사 1인당 국민 수를 OECD 평균인 1480명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건 법무사, 변리사, 세무사 같은 후진국형 유사직역을 로스쿨로 흡수한다는 전제하에 나온 수치였다"며 "그러나 직역 이기주의에 막혀 통합은커녕 유사직역은 그대로인데 변호사 숫자만 폭발시켰다. 2022년에 이미 그 목표치를 초과했는데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법조 시장은 선진국 중 압도적으로 작다. 미국의 40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학령인구가 100만명일 때 1500명 뽑던 것을, 인구가 20만 명으로 줄어든 지금 1750명씩 뽑고 있다"며 "인구 대비 배출 밀도로 따지면 우리와 구조가 비슷한 일본보다 4.5배나 높다. 일본은 인구가 우리보다 2.5배 많지만 한 해 신규 등록 변호사는 800명대다. 우리는 5000만 인구에 1400명이 넘게 등록한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시장에 가장 많은 변호사를 밀어넣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유사직역이 방치된 상태에서 숫자만 OECD 평균에 맞추는 건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며 "시장 규모와 인구 구조를 반영한 적정 변호사 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 일본처럼 정부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며 법조 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처럼 정부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며 법조 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