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이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1호 직접투자' 기업으로 선정되며, AI 반도체 분야에서 사실상 국가대표 지위를 확보했다. 정책자금과 민간 자본이 동시에 결집되며 국내 AI 반도체 육성 전략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리벨리온은 31일 총 64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는 약 3조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국민성장펀드(2500억원)와 산업은행(500억원) 등 정책자금 3000억원에 미래에셋그룹이 주도한 민간 자본이 더해진 '민관 합동 투자' 구조다.
이번 투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글로벌 AI 인프라가 그래픽카드(GPU) 중심으로 형성된 상황에서, 국산 NPU 기반 생태계를 구축해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본격화된 것이다.
리벨리온은 창업 5년 만에 300명 규모 조직을 구축하고, 매출 역시 최근 2년간 약 10배 성장하는 등 빠른 사업화 속도를 보여왔다. 제품 개발에서 양산까지 주요 단계들을 단기간에 통과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AI 추론 시장 확대에 대응해 인재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조직 규모를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자체 NPU '리벨100'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 내 역할 분담도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팹리스인 리벨리온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메모리 기업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연계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이미 GPU 중심 구조가 공고한 데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NPU가 실제 AI 인프라에서 의미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대형 투자 유치를 넘어, 한국이 AI 반도체 분야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산업적 함의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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