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예상 밖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연동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는 오히려 금 가격이 하락하고 금 ETF 수익률도 부진한 반면, 달러 관련 자산은 강세를 보이며 전통적인 투자 공식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28.30% 하락해 전체 ETF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18.36%, TIGER 금은선물(H) 15.72%, KODEX 골드선물(H) 14.89%, TIGER 골드선물(H) 14.85%,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 14.64%, KODEX 금액티브 14.37%, SOL 국제금 14.30%, TIGER KRX금현물 13.83%, ACE KRX금현물 13.56% 등 금 ETF 수익률도 대부분 13% 이상 하락했다.
올해 초만 해도 급등했던 금 가격이 중동 전쟁 이후 하락하며 금 관련 ETF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 가격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는 금리 환경 변화가 꼽힌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대됐고, 이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가 바뀌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긴장 속 단기 안전자산 선호 국면에서도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를 하회했는데, 국제유가 급등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또다시 긴축 발작을 초래한 결과"라며 "대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은 통상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완화 국면에서 강세 사이클을 보인다. 긴축 공포가 완화되기 전까지 단기 금 가격 반등은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 ETF가 하락한 반면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 ETF들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ETF체크에 따르면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8.39%를 기록했다.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8.21% 올랐고, KIWOOM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7.92% 상승했다. KODEX 미국달러선물과 KIWOOM 미국달러선물은 각각 4.19%, 4.09% 올랐다.
시장에서는 금리, 유동성, 통화 패권이라는 세 가지 축이 맞물리며 금보다 달러가 더 강력한 안전자산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될 경우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중앙은행의 유동성 완화 기대 약화에 따라 현금 보유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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