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자사주 소각 확대…단기 부양 대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자사주 소각이 국내 기업 경영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약 16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반기 내 소각하기로 했고, SK도 5조원이 넘는 자사주 전량 소각을 결정했다. 두 기업의 규모만 합쳐도 21조원을 넘는다. 여기에 LG 등 다른 대기업들도 잇따라 소각 계획을 내놓으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최근 시행된 제3차 상법 개정안이 있다. 새 법은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기업들이 자사주를 사들인 뒤 소각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하거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발행 주식 수를 줄이면 주당 가치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주주 이익과 시장 신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증시가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평가를 받아온 이유 중 하나도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이었다. 기업 이익이 늘어도 배당과 소각 등으로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낮은 자본 효율성 역시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발표 이후 관련 기업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기대를 반영한다.

다만 자사주 소각 확대가 만능 해법은 아니다. 제도의 취지가 시장 신뢰 회복과 주주가치 제고에 있는 만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 단기 주가 부양을 위한 이벤트성 정책으로 흐르거나 투자 여력을 지나치게 약화시키는 방식이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

정부 역시 제도의 목적을 균형 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기업 자본 활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 규율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경영 환경과 산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규제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자사주 활용의 합리적 예외 기준과 기업 투자 여력을 함께 살피는 정교한 운영이 중요하다.

결국 핵심은 시장 신뢰다. 기업은 자본 효율성과 주주가치를 높이고, 정부는 예측 가능한
제도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이번 대기업들의 자사주 소각이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한 번의 조치로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 기업과 제도가 함께 쌓아 올리는 신뢰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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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강세 출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코스피가 11일 장 초반 2 넘게 오르며 5650대로 상승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13포인트228 오른 565872로 개장해 오름폭을 조절하고 있다 코스닥은 1706포인트150 오른 115474이며 원달러 환율 48원 오른 14740원이다2026311
코스피, 강세 출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코스피가 11일 장 초반 2% 넘게 오르며 5,650대로 상승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13포인트(2.28%) 오른 5,658.72로 개장해 오름폭을 조절하고 있다. 코스닥은 17.06포인트(1.50%) 오른 1,154.74이며 원/달러 환율 4.8원 오른 1,474.0원이다.2026.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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