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사정권이 다주택자·임대사업자를 넘어 비거주 1주택자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세대출을 활용해 서울 상급지를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가 임대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전날 은행권과 함께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규제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공적 보증 제한 방안을 검토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적 보증기관이 1주택자에게 제공하는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1주택자는 공적 보증을 통해 서울·수도권에서 최대 2억원까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세대출 규제와 함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 확대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보유 주택 수나 가격 등에 따라 부담 수준을 세분화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 같은 정책 검토는 갭투자 수요를 억제하려는 정부 기조와 맞물려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1주택자라도 실거주하지 않는 경우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두고 관계 부처 간 협의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타깃은 전세대출을 활용해 서울 아파트를 원정 매입하는 갭투자 수요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일시 해제되며 전세를 낀 갭투자가 가능해지자 타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25.15%까지 치솟기도 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전세대출을 활용한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를 차단하는 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규제의 칼날이 실수요자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불가피한 사유로 자가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비거주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정책 집행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현행처럼 최대 2억원 한도 내에서 보증을 허용하는 예외 기준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규제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책 설계의 정교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 가운데 투기 수요를 어떻게 판별할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대출 규제를 도입하더라도 은행이 담보나 변제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전·월세 시장이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와 금융 규제가 강화될 경우 임대 공급이 줄어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갭투자를 억제하려는 취지가 있지만, 규제가 과도해질 경우 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공급 위축과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