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 울리는 선율…박명성씨, 음악 재능기부로 공동체 활력

음악 재능기부로 산골마을에 활력을 불어 넣는 박명성씨사진박명성
음악 재능기부로 산골마을에 활력을 불어 넣는 박명성씨[사진=박명성]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삼일1리. 화악산 북쪽 자락에서 흘러내린 삼일계곡 물소리만 들리던 산골마을에 요즘은 음악 소리가 더해진다. 그 중심에는 주민 박명성(70)씨가 있다.
 
도시에서 가수와 작곡가로 활동했던 그는 2019년 삼일리에 정착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조용히 지내려 했지만, 결국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마을에 무엇으로 보탬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을 꺼내 들었다.
 
이후 마을 행사에는 빠짐없이 함께한다. 드럼과 색소폰을 직접 챙겨 무대에 서고, 행사 며칠 전부터 어르신들이 따라 부르기 쉬운 트로트와 옛 가요를 중심으로 선곡한다. 공연 날에는 주민들이 직접 노래하도록 마이크를 건네며 분위기를 띄운다. 단순히 보는 공연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드는 자리다.
 
지난 2일 마을 정월대보름 행사에서도 그의 역할은 컸다. 외부 가수 모모킴과 전국창작향토가요제 대상 수상 경력이 있는 오로지를 초청해 흥겨운 무대를 마련했고, 마을회관은 오랜만에 웃음과 박수로 가득 찼다. 주민들은 “이곳에 살면 문화공연을 접하기 쉽지 않은데 큰 선물 같다”, “음악 덕분에 하루가 환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의 활동은 공연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악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주민들에게 기초를 알려주고, 언젠가는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작은 밴드를 만들어 자체 음악회를 여는 것이 목표다. “구경만 하는 마을이 아니라, 직접 무대에 서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정착 초기에는 농사 경험이 없어 어려움도 많았다. 텃밭을 가꾸는 일조차 서툴렀지만, 주민들의 도움 속에 조금씩 적응해 갔다. 이제 그는 음악뿐 아니라 마을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웃이 됐다.
 
공연 장비 구입과 행사 준비 비용이 적지 않지만, 그는 이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박씨는 “어르신들이 나를 젊은 사람처럼 아껴주신다”며 “내가 가진 음악으로 웃음을 드릴 수 있다면 그보다 큰 보람은 없다”고 말했다.
 
고령 인구가 많은 산골마을에서 음악은 단순한 여흥을 넘어 정서적 위로가 되고 있다. 삼일1리에서 울려 퍼지는 그의 선율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이자, 마을을 하나로 묶는 따뜻한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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