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법 판단을 둘러싼 입장 차, ‘윤어게인’ 구호를 둘러싼 노선 충돌, 지도부와 중진 간 공개 설전까지 이어지며 분열상이 연일 노출된다. 정치적 논쟁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유권자가 보고 싶은 장면이 그것뿐인지는 냉정히 자문할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는 중앙 권력의 연장전이 아니다. 지역 경제와 민생을 책임질 행정 리더를 뽑는 선거다. 그럼에도 당의 에너지가 과거 권력의 평가와 당내 주도권 다툼에 집중되는 모습은, 정작 지역 주민의 삶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민생은 구호로 움직이지 않는다. 실행의 문제이며, 결국 역량의 문제다.
지방행정의 구조는 이미 달라졌다. 재난 대응, 교통 정책, 복지 사각지대 발굴, 지역 산업 전략 수립까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개입하지 않는 영역을 찾기 어렵다.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기술을 이해하고 관리하며 판단의 책임을 질 수 있는 리더십에서 갈린다.
그러나 최근 당내 논쟁에서 ‘지역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질문은 잘 들리지 않는다. AI를 활용해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지역 산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 지방재정을 어떻게 효율화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은 부족하다. 중앙 정치의 프레임은 넘치지만, 지역 행정의 설계도는 선명하지 않다.
본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기준으로 ‘AI 리터러시 선수’를 제안해 왔다. 이는 기술 전문가를 뽑자는 주장이 아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리더, 알고리즘의 한계를 이해하고 시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리더, 기술 실패까지 책임질 수 있는 리더를 선택하자는 제안이다. 지방경제를 살리고 지역 민생을 회복하려면 감정의 동원이 아니라 구조의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당의 노선 정립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당이 지역에 제시해야 할 메시지는 과거 권력에 대한 입장 표명이 아니라 미래 행정에 대한 설계도여야 한다. 누가 더 강경한가를 겨루는 대신, 누가 더 준비됐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유권자는 묻고 있다.
이 당은 지역 경제를 살릴 구체적 전략을 갖고 있는가.
지방정부를 중앙 정치의 전초기지가 아니라 독립적 정책 주체로 존중하고 있는가.
지역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청년 인구는 줄고, 골목상권은 버티고, 재정 여력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런 현실 앞에서 권력 구호는 공허하다. 필요한 것은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 행정의 기술이다.
국민의힘이 지역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당내 갈등을 넘어 지역 살리기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 AI 역량을 갖춘 후보를 발굴하고, 데이터 기반 정책 청사진을 제시하며, 민생 현장에서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다.
이번 지방선거는 중앙 권력의 그림자를 키우는 선거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선거여야 한다. 정당의 내부 다툼이 아니라 주민의 삶이 중심이 돼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정치는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 지역이 요구하는 것은 싸움이 아니라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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