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변과 투쟁의 언어가 한 문장 안에 섞여 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결집의 구호가 아니라 진정한 성찰과 사과의 태도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인물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니다. 사회적 파장을 동반한다. 특히 “광장의 재판” “뭉치고 일어서야 한다”는 표현은 지지층을 향한 정치적 동원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법정의 판단을 다시 광장의 힘으로 되돌리겠다는 듯한 뉘앙스는 헌정 질서의 긴장을 키운다.
계엄은 헌법이 허용한 예외적 권한이다. 그러나 그 전제는 명백하다. 국가 존립이 위태로운 비상 상황, 최소한의 필요성, 엄격한 절차적 통제다. 법원은 1심에서 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사법부의 판단을 “예정된 결론” “정치권력의 핍박”으로 규정하는 순간, 논쟁은 법리의 영역을 벗어나 제도 불신의 영역으로 옮겨간다.
자유민주주의는 선거로만 유지되지 않는다. 권력자가 불리한 판결을 받았을 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잣대다. 법치주의는 내가 옳다고 믿는 순간에도 법의 절차를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더욱이 “뭉치고 일어서야 한다”는 구호처럼 지지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은 일부 지지자들의 단기적 결속을 만들 수는 있어도, 사회 전체의 분열 비용을 키운다.
이번 사안은 한 개인의 명예 문제를 넘어선다. 계엄이라는 헌법적 권한의 한계, 권력 행사에 대한 책임, 사법 판단의 권위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이 얽혀 있다. 이 문제를 다시 진영의 결집 구도로 끌고 가는 것은 국가 공동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헌정 질서를 다루는 언어는 차가워야 한다. 법치 앞에서의 절제, 판결 이후의 품격, 지지자들에게 요구되는 냉정함. 그것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소한의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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