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AI DC] 韓 대기업 '하이퍼스케일' 계획 줄이어 철회

  • 반도체 가격 치솟으며 투자비 눈덩이처럼 불어나, 수익성까지 의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이미지 사진SK텔레콤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이미지 [사진=SK텔레콤]


국내 대기업들이 추진하던 1000MB 이상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이하 AI DC) 프로젝트가 잇따라 멈춰 서고 있다. AI 인프라 붐 속에서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면서 경제성이 급격히 악화된 데 따른 결과다. 취재 결과 SK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이 하이퍼스케일급(100MW 이상) AI DC 사업 검토를 사실상 전면 철회하거나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하이퍼스케일급 AI DC 건축을 검토해왔던 포스코그룹은 최근 관련 논의를 멈춘 것으로 확인된다.
 
하이퍼스케일 AI DC는 수만 장의 고성능 GPU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초대형 시설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경쟁적으로 짓고 있는 차세대 AI 인프라다. 그런데 최근 1년 새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한 서버용 메모리와 GPU 관련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지 타산이 맞지 않게 됐다.
 
포스코그룹 외에도 복수의 국내 대기업이 하이퍼스케일급 AI DC를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높은 투자비용과 불안정한 반도체 가격, 수익성 위험요소 등을 이유로 사업계획을 전면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이 50% 이상 폭등했고, 2026년 1분기에도 40~50%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AI DC 한 곳을 짓는 데 들어가는 반도체 비용만 수조원에 달하는데, 수익 모델이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파트너십도 기대만큼 성사되지 않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 등은 한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확장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기존에 진출한 네이버·카카오·KT 등의 클라우드 사업자와 협력하거나 소규모 DC 위주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하이퍼스케일급 AI DC에 대한 실질 수요 역시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국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초대형 AI DC를 짓더라도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대규모 임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동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분위기가 급변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하이퍼스케일 AI DC 관련 딜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왔지만, 올 들어서는 관련 문의 자체가 거의 끊긴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사모펀드 대표이사는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국내에서 신규 하이퍼스케일급 AI DC 프로젝트가 추가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 안정화와 명확한 수익 모델이 확인될 때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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