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인스탁스'로 새 바람 일으킨 한국후지필름… "우리는 사진이 아니라 문화를 판다"

  • 인스탁스가 펼치는 아날로그 사진 세상

  • 선물같은 '세상에 단 한 장뿐인 사진'

  • 年 12% 폭풍성장… 사진문화 저변 넓힐 것

이형규 한국후지필름 대표이사 사진유대길 기자
이형규 한국후지필름 대표이사 [사진=유대길 기자]

"있는 것을 단순히 파는 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알려주며 소비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문화의 선순환'입니다."

이형규 한국후지필름 대표이사는 4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후지필름의 방향을 '사진 재료 판매'에서 '사진문화 사업'으로 재정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즉석 필름카메라 인스탁스를 중심으로 리테일과 이미징(인화지·인스탁스 필름·퀵스냅·무인 키오스크)을 유기적으로 묶어, 젊은층 수요를 '찍고 끝'이 아닌 '뽑고 활용'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

-지금의 한국후지필름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무엇인가.

"지난 5년간 연 평균 12%의 견조한 성장 곡선을 그리며 아날로그 사진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사진문화 대표기업'이다. 과거처럼 사진 재료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사진과 관련된 기기·재료·서비스를 국내 실정에 맞게 리테일화해 하나의 '이미징(Imaging)' 경험으로 제안하는 회사로 바뀌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인스탁스·리테일·이미징으로 운영하고 있다. 역할 분담과 성장 전략은 어떻게 잡고 있나.

"핵심은 상호 유기성이다. 인스탁스는 '세상에 단 한 장뿐인 사진'이라는 가치를 통해 아날로그 체험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하는 축이고, 리테일은 오프라인에서 그 경험을 직접 만나는 공간이다. 이미징은 키오스크 사업과 퀵스냅 확대를 통해 '찍는 순간의 즐거움'이 실물로 이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모든 서비스는 온라인 자사몰에서도 연결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MZ세대 중심으로 인스탁스 인기가 높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성장세는 어떤가.

"인스탁스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라인업은 출시 이후 8만여 대가 판매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또 과거에는 필름 사이즈 중 '미니'가 가장 강했는데, 최근 2개년 내 '스퀘어' '와이드'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소비자가 인스탁스로 필름 인화를 '왜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소비자 반응이 특히 좋았던 제품을 꼽는다면.

"인스탁스 에보 시리즈다. 프리미엄 라인업 '에보'는 지금까지 약 8만대가 팔린 인기 기종이다. 2025년 출시한 '인스탁스 와이드 에보'는 가격이 5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제품이라 타깃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선전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인스탁스 미니 리플레이'를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접점을 제시했다. 다만 즉석 필름카메라 특유의 셔터 감각, 다이얼 조작, 현상과 인화의 경험은 앞으로도 유지할 생각이다. 이것이 인스탁스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인스탁스 확장을 위해 '퀵스냅'을 본격적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어떤 전략인가.

"아날로그를 경험해보고 싶어도 인스탁스는 가격대가 10만원대 후반부터 50만원대까지라 즉흥적으로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분이 있을 수 있다. 그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2만원대 '퀵스냅'이다. 퀵스냅과 인스탁스는 모두 필름이 필수이고 인화(출력)를 전제로 한다. 자사몰에서 퀵스냅과 인화를 연계해 아날로그 사진 경험을 넓히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퀵스냅을 사용하는 문화를 알리는 방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스탁스를 중심으로 리테일을 넓힌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리테일은 고객 접점을 다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매장은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니라 아날로그 사진 문화를 '현대적으로 경험'하는 스폿이 돼야 한다. 또한 온라인 채널을 주축으로 운영하되, 오프라인에서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겠다. 인스탁스 필름과 사진 활용(꾸미기·보관·선물 등)을 연결하는 상품 구성도 강화해 '어떻게 사용할지'까지 제안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사진 키오스크 시장을 ‘성숙 산업’으로 보기도 하는데.

"키오스크 시장은 어느 정도 성숙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다만 지금의 형식 그대로라면 포화일 수 있지만, 스타일과 재미 요소를 보강해 새로운 형식으로 변화한다면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영화관 옆에 입점해 캐릭터 IP 등과 연계한 '필름한잔', 공연장에 입점해 콘셉트와 공간 연출을 반영한 'AOP(Art Of Photography)' 같은 방식으로 차별화된 사진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필름·인화지 같은 사진 재료 사업 전망은 어떤가. 축소되는 시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진 재료 시장 자체는 글로벌한 추세로 매년 10~15%씩 감소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중요해지는 것이 '출력 문화'와의 결합이다. 전문가·마니아층 수요뿐 아니라 키오스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와의 제휴를 강화하겠다. 전체 시장 규모가 줄어들더라도, 그 안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파이는 계속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인스탁스가 중심이 되어 새로운 사진 문화를 만들고, 소비자가 사진을 뽑게끔 유도하며 리테일 역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롯데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단언컨대 롯데는 카메라 사업을 전개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기업군이라고 생각한다. 롯데그룹은 유통, 호텔, 리조트, 위락시설 등 사람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생활형 접점이 매우 강한 그룹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는 자연스럽게 사진 문화가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룹 인프라와 한국후지필름이 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도 많다고 본다."

-향후 준비 중인 신사업이나 새로운 방향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하이엔드 영역에서는 롯데호텔 내 프리미엄 프로필 스튜디오 '상(象)'을 중심으로, 전문 작가가 참여하는 고급 촬영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필름한잔'이나 팝업스토어, 테마파크 등에서의 이벤트도 강화할 계획이다. 온라인에서는 자사몰을 중심으로 사진을 '선물(Gift)'로 즐길 수 있는 요소를 강화하고, 오프라인에서는 현장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후년 내 오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후지필름이 그리고 있는 방향은.

"우리는 사진을 파는 회사가 아닌, 사진을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 제안하는 회사가 되고 있다. 인스탁스를 중심으로 한 아날로그 사진의 경험을 계속 확장해 나가며, 사진문화의 저변을 넓혀가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후지필름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연결하는 시도를 계속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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