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전격 제안한 것에 대해 당 내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 운명을 결정할 합당이라는 중대 의사 결정을 사전 논의나 공감대 형성도 없이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당원 뜻을 묻지 않은 일방적인 합당 추진을 반대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당원 뜻을 묻고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실제 합당 성사 여부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합당을 제안했다. 이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같이 뛰어야 한다.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12석으로 원내 제3당인 혁신당은 그동안 민주당을 향해 국회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요구해왔고, 정 대표가 합당을 제안한 것이다. 정 대표는 전날 조국 대표와 만나 합당 의사를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 역시 정 대표 회견 이후 전북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합당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소집을 지시했다. 당 내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합당 논의는 당 내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기습 발표 형식으로, 민주당 내에서는 즉각 성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혁신당의 화답보다 당 내부의 대답을 먼저 들어 달라는 요구다. 이에 따라 실제 합당까지의 실무 협의 과정은 험로가 예상된다.
장철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뜻을 묻지 않은 일방적인 합당 추진을 반대한다"며 "최고위원들도 기자회견 20분 전에 알았고, 의원들도 뉴스를 보고 합당 추진을 알았다"고 비판했다. 한준호 의원은 "민주당은 당원주권정당"이라며 "합당은 당원에게 충분한 설명, 숙의 과정과 동의가 필요하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용민 의원도 "당 대표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반대했고, 김상욱 의원은 "합당은 매우 중요한 큰 문제이기에 민주적 토론과 의견 취합 절차가 전제돼야 한다"며 "충분한 논의와 민주적 절차가 전제 되지 않은 합당 절차 진행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 대표가 당 내 숙의 없이 합당을 추진하는 것에 반발, 절차 문제를 지적하는 역풍이 확산되자 내부에서는 당원들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전 당원 토론과 투표, 전당대회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혁신당이 응답을 하더라도 당원들이 합당을 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와의 사전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당과 관련된 일이기에 당정청 간 조율, 합의가 필요한 일인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조율할 것은 조율하고, 합의할 것은 합의해서 이 문제도 그런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이 청와대와 사전에 논의하거나 조율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추후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혁신당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양당 대표의 사전 논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제 '합당 제안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며 "사전 협의 된 것은 없고 민주당에서 전격적으로 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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