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 프레임 정치 시대, 지금 오세훈이 불리한 이유

김두일 정치사회부 선임기자
김두일 정치사회부 선임기자
 
 

 지도자의 성공은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특히 정치의 세계에서 성과와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책은 사실로 평가받지만, 정치는 이미지와 감정의 파고 속에서 움직인다. 최근의 신년 여론조사 흐름은 이 냉혹한 현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한강버스 논란, 종묘개발 공방처럼 사실보다 프레임이 먼저 움직이는 상황에서, 서울시의 행정 성과가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오세훈 시장 개인의 능력과 무관한 한국 정치의 구조적 문제이며, 지금의 프레임 정치가 만들어내는 왜곡된 환경이다.
 문제는 이 구조가 유독 오세훈 시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경쟁력, 청렴성, 행정 성과 등 오 시장이 쌓아온 객관적 성취는 단단하다. 하지만 지금 한국 정치판은 성취보다 감정의 흐름이 먼저 움직이고, 사실보다 이미지 전쟁이 앞서 간다. 최근 부정평가가 높게 나온 것도 실제 시정의 방향성과는 별개로, 특정 이슈가 프레임화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정치적 왜곡'이라고 봐야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성과가 자동으로 지지를 보장하지 못한다.
 성과는 본래 '보고 나서 평가하는 것'이지만, 정치는 '보기도 전에 따라가는 것'이다. 특히 여론이 흔들릴 때 대중을 붙잡아주는 힘은 따로 있다. 그것이 바로 정치적 응집력, 즉 팬덤이다. 팬덤은 단순 지지층이 아니라, 공격받을 때 방패가 되고 파도가 몰려올 때 중심을 잡아주는 집단적 의지다. 지금처럼 이미지 전쟁이 격화된 정치환경에서는 이 방패의 존재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리한 구조 속에서 오세훈 시장은 어떻게 정상에 설 것인가. 답은 세 가지 축에 있다. 첫째, 서사(이야기)를 다시 세워야 한다. 사람은 정책보다 이야기를 기억한다. 윤석열의 '검사 서사', 이재명의 '흙수저 서사', 안철수의 '전문가 서사'가 그랬듯, 지도자는 자신만의 무게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오세훈에게도 그 서사는 존재한다. 치밀한 도시전략가, 돌아온 시장의 드라마, 20년간 흔들림 없이 '서울'을 붙든 리더. 하지만 이 서사를 스스로 말하지 않으면, 대중은 그를 '일 잘하는 시장' 정도로 정리해 버린다. 정상에 오르는 지도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내세우는 법이다.
 둘째, 광장을 만들어야 한다. 성과 중심의 행정은 안정적이지만, 감정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주지 못한다. 지금의 서울시는 설명은 많으나 울림이 부족하고, 정책은 많으나 열광은 적다. 팬덤은 설명에서 생기지 않는다. 사람이 모이고 말이 모이는 광장에서 생긴다. 서울의 도시 전략과 비전 자체가 이미 매력적인 콘텐츠인 만큼, 그것을 감정으로 번역해 지지자들이 모일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퍼포먼스가 아니라, 지도자의 메시지가 모이는 통로를 열어주는 작업이다.
 셋째, 정무 감각의 무게를 다시 배치해야 한다. 정무는 공학이 아니라 리더십의 감각이다.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지, 어느 타이밍에 어떤 파도가 오는지 읽는 능력이다. 최근의 프레임 공세 속에서 서울시가 공격에 바로 대응하지 못하고 설명으로 시간만 보내는 장면들이 종종 목격된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무적 구조'가 너무 행정 중심으로 움직인 데서 오는 자연스러운 한계다. 그러나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는 이 구조적 한계를 넘는 감각이 반드시 필요하다. 싸움의 순간에 드러나는 리더의 본능이 반복될 때 비로소 집단적 응원이 결집한다. 
 지금 오세훈은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환경이 강요하는 구조적 제약이다. 그렇다면 그 제약을 넓혀갈 전략이 필요하다. 성과를 넘어 감정을 이끄는 서사, 설명을 넘어 지지를 모으는 광장, 절차를 넘어 파도를 읽는 정무 감각. 이 세 가지 축이 채워질 때 비로소 오세훈의 정치 여정은 '한 도시의 행정가'를 넘어 '국가적 리더'로 확장된다과 필자는 판단한다. 그의 성과는 이미 충분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성과를 지켜줄 방패이자, 정상으로 이끌 추진력이다. 그것이 바로 감정의 정치이며, 오세훈이 앞으로 완성해야 할 마지막 퍼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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