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증시 정책·반도체 호황이 이끈 '역대급 불장'…1년 동안 75% 급등

2025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39포인트015 내린 421417로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2025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39포인트(0.15%) 내린 4,214.17로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는 국내 증시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코스피 지수가 4년 2개월만에 전고점이었던 3300선을 돌파한 데에 이어 연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4200선을 넘어섰다. 한 해 동안 코스피 상승률은 75%를 넘어서며 글로벌 주요 증시 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호황 가운데에서도 하락세를 기록했던 것과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6월 선출된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이라는 슬로건 아래 적극적인 증시부양책을 펼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졌고, 3분기 들어서는 인공지능(AI) 사업의 확대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장주를 위시한 반도체 기업들의 상승세가 증시를 견인했다. 두 차례에 걸친 상법개정을 비롯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 변화도 이어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주식거래 마지막날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39포인트(-0.15%) 내린 4214.17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중 한때 4226.36포인트까지 오르며 지난달 4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4226.75포인트에 근접했다. 

올해 초 2399.49에 출발한 코스피는 1년 동안 75.6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3저(저유가, 저금리, 저달러) 호황의 영향을 받았던 1987년(92.62%)과 IMF 외환위기 극복과 IT 버블이 맞물렷던 1999년(82.78%)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에서도 독보적인 상승률이다.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미국 주식시장은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S&P)500 지수와 다우존스 상업평균지수의 상승률이 각각 17.67%, 14.32%에 그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주가지수 역시 'AI 버블론' 우려를 털어내지 못하고 21.75%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 

그 외에 영국FTSE 100 지수(19.45%), 일본의 닛케이 225 지수(28.49%)와 토픽스 지수(24.21%),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21.94%), 인도 니프티50 지수(9.31%) 등 증시 선진국 뿐 아니라 신흥국 사이에서도 국내 코스피 지수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지난해의 '증시 꼴등'이라는 오명을 털어낸 모습이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고공 행진을 펼친 것은 기업 실적 개선, 정책 모멘텀, 대형주의 주도적 상승, 외국인 수급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다. 올해 연초만 해도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올해 코스피 전망은 좋지 않았다. 대내적으로는 지난해 말 계엄 정국으로 인한 국내 정치의 불확실한 상황이,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 달러 강세 등이 증시 발목을 잡았다. 

예상과 달리 코스피 등락률은 월간 기준으로 봤을 때 연중 대부분의 기간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3월(-2.04%), 8월(-1.83%), 11월(-4.40%)을 제외한 대부분의 달에서 플러스 흐름을 보였고 특히 6월(13.86%)과 9월(19.94%)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승에 힘을 보탰다

6월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 자금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주도의 일관적인 증시 부양 정책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상반기에는 조선·방산·원전이 증시를 주도했다면 9월에는 AI산업 수혜로 꼽히면서 반도체주가 증시 상승을 견인하기 시작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각각 12만원, 65만원선을 넘기며 이날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로 인한 유동성 확대가 증시 환경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증시 활황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성장 스토리와 맞물린 기업 실적 상향이 시장 전반의 레벨업을 이끌 것"이라며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 종료 시점, 미국 중간선거, 미·중 관세 유예 만료 등을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gigs2026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