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종전, 그 어느때보다 가까워…그들 역시 전쟁 끝나길 원해"

  • 美당국자 "러, 우크라 EU가입 열려있다는 입장 시사"

  • 영토 문제 여전…美돈바스 철군 요구에 우크라이나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을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전망하며 협상 진전이 가시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1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멕시코 국경 방어 메달 수여식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나는 한 시간 전에 유럽 정상들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길게 논의했고, 상황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해 독일·이탈리아·핀란드·프랑스·영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들과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지금이 어느 때보다도 (종전에) 가까운 시점이라 생각한다.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점점 (종전에) 가까워지고 있다. 유럽 정상들로부터 막대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들 역시 이 전쟁이 끝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의 태도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로선 러시아도 그것(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는데 문제는 끝내고 싶어 하다가도 갑자기 그렇지 않아 하고, 우크라이나도 끝내고 싶어 하다가도 갑자기 그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양측 입장을 일치시켜야 한다"며 "그러나 대화는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협상이 끝난 뒤 열린 독일-우크라이나 비즈니스 포럼에서 "솔직히 이런 대화는 항상 쉽지 않다. 하지만 정말 많은 세부사항을 다룬 생산적인 논의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열려 있는 입장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협상에 정통한 이 당국자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최종 합의에서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는 데 열려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 전 종전안의 주요 조건으로 요구했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에 종전안 협상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이다.

미 당국자는 이번 베를린 협의의 핵심 의제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대신 종전 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안전보장 문제였다며, 미국이 마련한 평화협상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나토 헌장 제5조와 유사한 형태의 집단방위 보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헌장 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핵심 조항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와 유럽에게 가장 큰 승리는 나토 헌장 제5조와 같은 형태를 포함하는 매우 강력한 안보 패키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가 최종 합의에서 강력하고 자유로운 우크라이나를 가능하게 할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는 그들(유럽과 우크라이나)에게 거대한 승리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추진과 제5조에 준하는 안전보장 제공의 의미를 강조했다.

다만 종전 협상이 단기간에 타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대표단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통제권 포기를 원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기류가 확인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5%는 안전보장이 없는 영토 포기·군 병력 제한형 종전안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2%는 현재 상태로 전선을 동결하고 일부를 양보하는 형태의 협상에는 동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63%가 계속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으며, 내년 초까지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본 비율은 9%에 그쳤다. 미국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1%로, 지난해 12월 41%에서 급락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흐름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면한 딜레마를 보여준다며 미국의 종전안 수용 압박 속에서도 국내 여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까지 양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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