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구상을 이끄는 특사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독일 베를린에서 회동한다. 미국이 연내 종전 합의를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영토 문제를 둘러싼 미·우크라 간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이번 주말 독일 베를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다른 유럽 정상들을 만나 종전 협상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동행한다.
WSJ는 "이번 회동은 백악관이 연내 전쟁 중단 합의를 압박하는 가운데 열리는 중대한 만남"이라며 "위트코프 파견 결정은 합의 조건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압박이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유리한 종전안을 우크라이나에 강요하고 있다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의 반발에도 '회담을 위한 회담'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연내 종전 목표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이 제시한 평화안을 읽어보지도 않았다고 비난하는 한편,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는 편파적인 전망도 내놓았다고 WSJ가 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오는 15일 별도의 정상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공조를 재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베를린 회동은 지난 2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위트코프 특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회동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이후 성사됐다. 미국이 러시아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28개조 종전안을 제시하자 우크라이나는 20개조 역제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토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미국은 러시아의 요구를 반영해 우크라이나가 현재 점령 중인 군사 요충지를 포함한 동부 돈바스 전역을 러시아에 넘길 것을 요구해 왔다.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하자 미국은 최근 해당 지역을 '자유경제지대' 또는 '비무장지대'로 설정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우크라이나는 이 방안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할지 여부 역시 논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독일·프랑스·영국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광범위한 영토 상실과 군 규모 상한을 포함한 평화로운 조건을 수용하도록 유럽도 압박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한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여부,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처리 문제 등도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다만 의제 대부분이 극도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미국의 강한 연내 종전 압박에도 이번 베를린 회동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설령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견해차를 좁히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종전 조건을 요구해 온 푸틴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목표를 바꿀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설령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에 도달해도 모스크바가 평화협정에 동의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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