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급락세를 보이자 주요 대기업 오너 일가와 경영진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시장 방어에 나섰다. 총 13개 기업에서 3조 동이 넘는 사재를 투입하기로 결정하며 주가 지지와 주주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3일(현지 시각) 베트남 VnExpress에 따르면 중동 사태 여파로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베트남 VN지수(VN-Index)는 228포인트 이상 무너지며 1652포인트까지 추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행히 이후 두 거래일 동안 약 76포인트(p)가량 반등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이 같은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베트남 주요 기업들의 경영진들은 주가를 지지하고 개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잇따라 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추산해 볼 때 향후 한 달 내에만 약 3조620억 동(약 1741억원) 규모의 대규모 내부자 주식 매입이 실행될 전망이다.
가장 압도적인 매입 규모를 기록한 곳은 호아팟 그룹이다. 베트남 철강 기업 호아팟그룹 쩐딘롱 회장의 아들 쩐부민 씨는 주가가 지난 9일 6개월 내 최저치로 내려앉자마자 약 1조3000억 동을 투입해 주식 5000만 주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호앙 안 자라이 회장, 응우옌 중 SMC Steel 총괄이사, 도안 찌 띠엔 남비엣 총괄이사, 응우옌 반 닷 팟닷 회장 등 주요 유력 기업인들이 수십억 동 규모의 지분 확대 의사를 잇따라 밝혔다. 이는 베트남 1인당 연평균 소득이 약 1억3000만 동임을 감안하였을 때 상당한 수준이다.
자금난과 주가 하락이 겹친 DIC Corp는 자사주 재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초 이후 응우옌 흥 끄엉 회장 가족이 보유한 주식 1000만 주 이상이 담보권 실행(마진콜)으로 처분되었 주가가 30% 폭락하자 회사는 자본의 최대 5%에 해당하는 약 6000억 동 규모의 자사주를 다시 사들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하락장에서 반복되는 대주주의 시장 방어 기제로 분석했다. 응우옌 테 민 유안타증권 베트남 개인고객 연구개발 책임자는 "대주주나 내부자의 주식 매입은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지난 2022년 3~4월 지수 급락 당시 트리비엣 그룹 회장과 젤렉스 CEO 등이 수천억 동을 투입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내부자 매입은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긍정적인 신호"라며 "지분 확대 목적 외에도 다가오는 주주총회 시즌에 배당금이 지급될 수 있다는 암묵적 신호이자 오너들의 마진콜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대주주가 여전히 레버리지(차입)를 활용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목이다.
결국 이번 대규모 매수 등록은 기업 가치의 과도한 하락을 방어함으로써 지난 2022년 말 노바랜드나 팟닷 등에서 발생했던 '투매 사태'를 재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급락장 속에서 기업 오너들이 직접 사재를 털어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선 만큼 이번 조치가 증시 안정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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