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한·일 대미투자, 원전 건설로 본격화"…AI 경쟁 위해 공급망 강화도 추진

  • 美, 한·일 포함 8개국과 반도체·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 韓외교당국자 "조지아 한국인 구금사태 재발 방지 중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AFP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AFP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미 관세 합의에 따라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 중 일부가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일본과 한국이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한 총 7500억 달러(일본 5500억 달러·한국 2000억 달러)의 투자처에 대해 "예를 들어 우리는 원자력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는 미국에 전력 발전을 위한 원자력 시설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과 한국이 자금을 대는 수천억 달러로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일 양국이 제공하는 대규모 투자금 중 일부가 미국 내 원전 건설 사업에 우선 투입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일본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에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협력 프로젝트로 명시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14일 한·미 협상 타결 당시 조선·원전을 비롯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전략 산업 전반에 걸친 새로운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투자 MOU에 따르면 총 3500억달러는 2000억달러의 현금 투자와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투자(직접투자·보증·선박금융 등 포함)로 구성된다. 투자 수익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가 5대 5로 나누고, 상환 이후에는 한국 1, 미국 9의 구조로 전환된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는 여기에 짓고, 현금흐름을 50대 50으로 나눌 것"이라면서 "우리는 1500억달러로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내각회의에서 각료들이 순차적으로 성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원자력 산업기반 재활성화 △에너지부(DOE) 원자로 시험 개혁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개혁 등 일련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용량을 100GW에서 400GW로 확대하고, 에너지부가 민간 산업과 협력해 기존 원전 5GW 증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을 추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 조직 개편과 인허가 기간을 최대 18개월로 단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 투자금을 원전 건설에 우선 투입하려는 기조는 원전 확대가 미래 AI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양당 모두가 글로벌 AI 경쟁을 주도하고 그에 필요한 에너지 수요를 확보하는 데 있어 연방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 바 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중국과의 AI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우방국과 핵심 광물·반도체 공급망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이컵 헬버그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일본을 포함한 8개 동맹국과 관련 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오는 12일 백악관에서 한국·일본·싱가포르·네덜란드·영국·이스라엘·UAE·호주 당국자들과 첫 회의를 갖는다.

한편,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구금됐던 미국 조지아주를 방문해 재발 방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성환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국장은 이날 현지 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과 인터뷰에서 "9월에 발생한 사건(한국인 구금 사태)이 과거의 일이 되길 기원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미국에 입국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영주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 근로자가 구금된 한국인들처럼 고통받는 대신, 미국의 사업에 기여하는 소중한 자원으로 대접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발생한 반도체·컴퓨터 칩 공급 부족 사태가 미국 정치권에 국내 생산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며, 한국 기업이 이러한 미국 시장의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제조업 부흥을 원한다면 한국이 기꺼이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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