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제 인생입니다.”
KT 위즈로 이적한 김현수 선수에게 야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닌 삶의 중심이자, 그가 자신을 정의하는 모든 것이 담긴 무대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야구장을 다니면서 시작된 취미가 어느덧 15년 이상의 프로 선수 생활로 이어졌고, 그는 언제나 승리를 향한 집념과 팀워크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김현수가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저는 그냥 아버지가 야구를 좋아하셔서 따라다니다 보니 야구가 재밌어졌고, 자연스럽게 하게 됐습니다.” 아버지와 함께한 야구장의 경험이 그의 삶에 깊이 각인되었고, 단순한 즐거움이 프로 야구 선수로서의 꿈으로 발전했다. 그는 경기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을 묻는 질문에 단연코 ‘이기는 것’이라 답했다. 승부에 대한 집중력과 열정은 곧 그의 경기력과 직결되며, 팀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김현수가 강조하는 야구의 핵심 가치는 ‘팀워크’다. 그는 “눈빛만 봐도 아는 팀이 가장 좋은 팀”이라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팀 전체의 시너지를 만드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로의 눈빛과 움직임만으로 의도를 파악하는 팀을 만드는 과정에는 끝없는 노력과 소통이 필요하다. 김현수는 자신과 동료 모두가 서로를 알아가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믿는다.
선수로서 김현수, 인간 김현수는 각각 다른 면모를 가진다. 그는 “선수로서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며 노력과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사람이고, 사람으로서는 흘러가는 대로 살고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실제로 그의 식사량은 상당하다. 기본으로 5~6인분, 최대 10인분 이상의 고기를 즐기는 모습에서 운동선수로서 체력과 열정을 유지하는 비결이 엿보인다.
후배 선수들과의 소통에서도 그는 모범을 보인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먼저 하지 않으면서 하라고 말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먼저 시범을 보이고, 괜찮으면 조언하고 그렇지 않으면 말하지 않습니다.” 경험과 책임감에서 나오는 이러한 자세는 후배들에게 자연스럽게 학습되고, 팀 전체의 문화로 확산된다.
LG트윈스에서 마지막을 보낸 2025시즌, 김현수는 MVP와 팀 우승을 동시에 달성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는 팀이 하나가 되었다고 느낀 순간으로 마지막 몇 경기 동안 선수단 전체가 락커에서 오직 야구만 바라보던 시기를 꼽았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신뢰하며 집중하는 모습은 그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김현수에게 야구의 성공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함께 고생하며 이뤄낸 ‘팀의 성취’에서 비롯된다.
야구를 잘한다, 못한다의 기준은 단순한 승패로 나뉘지 않는다. 그는 “선수가 얼마나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기 상황에서 수비에 나서며 타구를 시뮬레이션하고 판단하는 순간, 그의 집중력과 판단력이 빛을 발한다. 해가 지날수록 야구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경험과 분석을 통해 자신과 팀의 장단점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에게 야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다. “운동선수는 하고 싶어서 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닙니다.” 미국 진출 후 다시 KBO로 돌아왔을 때도 그의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았다. 다시 뛸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실력뿐만 아니라 생각의 차이에서도 나온다. 프로 선수는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고, 외로운 순간이 많다. 하지만 김현수는 이를 극복하고 꾸준히 자신을 관리하며, 부진이나 슬럼프가 와도 “계속 똑같이 한다. 연습을 믿고 묵묵히 간다”라고 말한다. 이는 그의 꾸준함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김현수에게 MVP는 단순한 타이틀이 아니다. 처음 받아봤을 때 놀랍고 기뻤지만, 동시에 책임감이 뒤따르는 자리였다. 인간으로서 더 단단해졌음을 느끼는 순간은 작은 일에 휘둘리지 않으려 참을성을 기를 때다. 후배들에게는 꾸준히 연습하고 사고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팀을 위한 태도와 책임감을 몸소 보여준다.
야구를 떠난 뒤에도 그는 여전히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도자로서 기회가 된다면 그 길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젊은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묵묵히 노력하라는 조언은, 그의 삶 자체가 증명하는 메시지다.
김현수는 팬 문화와 야구 문화가 변화하는 과정도 경험했다. 과거 나이 많은 팬 중심에서 젊은 팬과 함께하는 문화로 변하면서 선수들의 외형, 태도까지 팬들의 기대에 맞게 조정되는 점을 이해한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면서 그는 참을성, 시야, 판단력 모두 성장했고, 이러한 경험은 그의 선수 생활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성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KT 위즈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지금, 김현수는 여전히 야구가 가장 즐겁다고 말한다. “출근하는 게 제일 즐겁습니다. 야구가 너무 재밌습니다.” 부모님과 몸이 건강하다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원동력이다. 야구장에서 매일 최선을 다하며, 슬럼프가 오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연습에 매진하는 모습은 그가 왜 ‘타격 기계’로 불리는지 충분히 보여준다.
김현수의 이야기는 단순한 선수 인터뷰가 아니다. 팀워크, 꾸준함, 책임감,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향한 열정. 이 모든 요소가 결합되어 그의 야구 인생을 완성한다. KT 위즈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김현수는 오늘도, 내일도 야구장에 서서 최선을 다하며 팬들과 팀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전할 것이다. 그의 타격, 그의 철학, 그의 삶이 함께하는 순간, 야구는 다시 한 번 살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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