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곡·자곡' 키맞추기…"마포·성동 팔고 강남으로"

  • 강남 내 자곡동 아파트 거래 비중 10.9%→18.6%

  • "대출 규제 무시 못해…서초힐스 거래 끊겨"

10월 27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10월 27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10·15 대책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에 들어간 가운데, 강남 3구(서초·송파·강남) 일부 외곽지역은 오히려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규제 전후로 고가에 한강벨트 지역에서 주택을 매각한 갈아타기 수요가 25억원 이하 주택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강남구 아파트 매매 거래 134건 중 자곡동에서만 거래가 25건 이뤄졌다. 강남구 전체 거래 중 18.6%를 차지한 셈이다.

규제 발표 전 한 달(9월 15일~10월 14일) 동안 발생한 거래 비중인 10.9%(201건 중 22건)와 비교하면 7.7%포인트(p) 올랐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 전반적으로 주춤한 와중에 이곳의 거래가 꾸준히 이어진 것이다.

가격도 상승세다. 강남구 자곡동 '래미안강남힐즈' 전용면적 91㎡는 지난달 31일 21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는 지난달 15일 이후 11건 매매 거래 이뤄지면서 규제 발표 후 강남 내 거래량 1등 단지로 자리매김했다. 자곡동 '강남자곡힐스테이트'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시행일인 지난달 20일 이후 매매 6건이 이뤄지는 등 거래가 끊기지 않았다.

자곡동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는 강남구 세곡동 역시 분위기가 비슷하다.
세곡동 '세곡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26일 19억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세곡동 '강남LH1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15일 17억5000만원에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10·15 대책으로 주택 가격대 별로 대출 제한이 생겼지만, 상대적으로 여유자금이 있는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되면서 4~6억 대출이 나오는 25억원 이하 주택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 상한은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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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반사이익을 봤던 한강벨트 지역 마포·성동구에서 매각한 사람들이 강남 3구로 이동하고 있다"며 "갈아타기 수요가 강한 시장이기 때문에 거기서 매각을 하고 여유자금으로 강남 3구에서 거래를 하면서 거래량이 증가하거나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서초구 우면동 '서초힐스'는 지난달 30일 전용 84㎡가 19억4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20억원에 근접했다. 다만 대출 규제 시행 전에 토허구역 승인을 접수해서 뒤늦게 신고한 건으로 파악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3구로 진입하려는 실수요자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곳으로, 서초구 내에서 가격이 못 올랐던 만큼 뒤늦게 반영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15억 초과 아파트는 대출 제한 여파가 적지 않다는 분위기다. 예를 들어 시세가 28억원대인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를 팔고, 32억원대부터 거래되는 잠실엘스 전용 84㎡로 갈아타기 하려는 수요가 막혔다. 10·15 대출 전후로 25억원 초과 아파트는 대출 제한이 6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은 규제 전보다 떨어지진 않았지만, 매수 문의가 활발해지면서 국민평형(전용 84㎡)이 20억원을 돌파할 시점에 주춤한 감은 있다"며 "서초힐스 단지는 대출 규제가 적용된 후로는 거래가 없다"고 설명했다. 

토허구역 시행 이전에 접수된 거래가 뒤늦게 반영되고 있어서 향후 거래량이 꺾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토허구역 계약 승인을 받고 나서 거래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15억원 이하 아파트에서 (거래) 분위기가 좋고, 드문드문 나오는 급매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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