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지원' 밀레이, 아르헨 중간선거 압승…남미 미·중 대결 속 美 우위 확보

  • 자유전진당, 40% 이상 득표로 승리…"위대한 아르헨티나 건설 시작"

  • WSJ "美, 400억달러 구제금융 추진하며 '대(對)중국 견제' 병행"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중간선거 결과를 확인한 뒤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중간선거 결과를 확인한 뒤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원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자유전진당이 좌파 야당을 큰 표 차로 누르며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승리로 밀레이 정권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남미 내 미·중 대결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잠정 개표 결과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자유전진당은 이날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약 40%를 득표해 31%를 얻은 페론주의 야당을 크게 앞섰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24명(전체 72명의 3분의1)과 하원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약 절반)을 새로 선출한다. 현지 방송 TV 토도노티시아스(Todo Noticias) 등은 하원의 경우 여당이 127석 중 최소 64석, 페론주의 야당이 31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여당에 대해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 득표율"이라고 평가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국민은 100년의 쇠퇴를 뒤로 하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우리는 전환점을 넘었다. 오늘부터 위대한 아르헨티나 건설을 시작한다"고 자축했다.

정확한 의석 수는 공식 발표로 확정되겠지만, 자유전진당은 이번에 새로 뽑지 않는 하원의 나머지 130석과 종전 의석을 합쳐 최소 3분의1 이상(86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원 86석은 야권의 단독 입법을 견제하고 정부 법안의 부결 시도를 차단할 수 있는 사실상 '저지선'으로 평가된다. 상원에서도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나 주요 개혁 법안 협상에서 정부의 영향력은 한층 커질 전망이라고 TV 토도노티시아스는 전했다.

이번 결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발언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의 '핵심 우군'으로 꼽히는 밀레이 대통령을 전폭 지지하며 아르헨티나 경제난 해소를 돕기 위한 최대 400억 달러(약 57조6000억원) 규모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지난 14일 밀레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금융·재정 지원과 관련해 "선거에 패배하면 아르헨티나를 돕기 어렵다"고 언급해 외국의 정치 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남미에서도 미·중 간 영향력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승리로 밀레이 정권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아르헨티나 경제 지원을 지렛대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400억 달러 규모 구제금융 패키지를 추진하는 와중에 대(對)중국 압박을 병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몇 주간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과 회담을 갖고 중국의 핵심 광물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미국의 우라늄 공급 접근권 확대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밀레이 대통령과 회담에서 "무역은 어느 정도 괜찮지만, 군사와 관련된 중국과의 협력은 절대 안 된다"며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나는 매우 불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미 재무부 측은 아르헨티나 고위 관계자들에게 통신·인터넷 산업의 주요 파트너를 중국 기업이 아닌 미국 기업으로 전환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중국은 아르헨티나 통신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지 통신사 텔레콤 아르헨티나는 최근 중국은행으로부터 7400만 달러 대출을 받았고, 화웨이는 현지 5G 네트워크 사업을 운영 중이다.

또한 중국은 자국 기술로 운영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고, 아르헨티나 전역의 광산 개발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우라늄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아르헨티나에서 밀려나게 된다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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