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의 집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기반으로 사업군을 다양하게 넓히고 수년 내로 상장을 추진할 것이다."
이경수 세라젬 대표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밝힌 포부다. 그간 수차례 기업공개(IPO) 시도 속에 안팎의 사정으로 미뤄졌던 상장 추진에 재시동을 걸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세라젬의 실적이 2021년~2022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내수와 수출의 '쌍끌이'를 통해 반등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제품군 확대를 통한 사업 영역 확대와 해외 시장 공략이 상장의 꿈에 한발 다가설 성장 키워드로 꼽힌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헬스케어 가전업체인 세라젬의 2024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5406억원으로 전년(5847억원)과 비교해 7.5%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인 2022년 매출액이 7501억원까지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2년 새 200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925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506억원, 2023년 189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 수준인 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는 판매 부진이 첫 손에 꼽힌다. 여기에 선행기술 투자를 비롯해 연구개발을 위해 224억원이 투입되고 전자약 플랫폼 기업 '와이브레인'에 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경수 대표가 올초 '상장'을 다시 언급한 것도 실적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굳은 각오로 비쳐진다. 이를 위해 IT업계와 협업해 건강관리 전반을 담당하는 '7-Care(세븐케어)' 전략으로 제품군 확대에 나선다.
척추 의료기기 '마스터 시리즈', 안마가전 '파우제', 요실금 치료기 '이너핏'과 '유리듬S', 뷰티 디바이스 '메디스파프로', 전위치료기 '셀트론'과 우울증 개선기기 '마인드핏' 등이 해당 제품 포트폴리오다. 제품군 확대 및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해 내수 시장의 반등을 이끌어 실적 개선으로 잇겠다는 복안이다.

수출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세라젬은 현재 중국 1200개, 인도 400개 등 전세계 70여개국에 25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해외사업 매출은 24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2.7%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1767억원을 달성한 중국이 핵심 해외 시장이다. 중국 매출 성장률도 전년 대비 36.4%에 달한다.
미국에서도 전년 대비 17.9% 성장을 보인 것을 비롯해 인도, 베트남도 성장 국가로 꼽힌다. 내수 부진과 달리 해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은 2022년 해외 시장에 대한 투자 강화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라젬은 해외 매출 강화를 위해 미국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 참가해 현지 기업들과 협업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올해 초 열린 'CES 2025'에서도 국내 대학병원, 가전회사 외에도 미국·캐나다·영국·중국·호주 등 50개 이상의 업체들과 기술 협업, 세일즈 논의를 이루는 등 예비 파트너사들을 대거 발굴한 바 있다.
세라젬은 지난 2008년, 2017년 상장 의지를 보이면서 2021년을 목표로 태스크포스(TF)팀까지 출범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상장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 대표가 상장 재추진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실적 개선 등 내실을 회복하는 것이 선결 과제로 지목된다.
세라젬 관계자는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IT 기업과의 헬스케어 얼라이언스 업무협약(MOU)을 실행하는 등 반등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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