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회담 '신중 모드'…미·러 정상회담 무산되나

  • 트럼프 "쓸데없는 회담 원치 않아"

  • 백악관 "가까운 시일에 만날 계획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겠다고 예고한 미·러 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될 분위기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양측 간 사전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는 데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힌두교 최대 축제 ‘디왈리’ 행사에서 취재진에게 '푸틴과 하기로 한 회담이 취소됐느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쓸데없는 회담을 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시간 낭비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절대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선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이틀 안에 우리가 무엇을 할지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 종식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푸틴과 젤렌스키도 끝내길 원한다. 나도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확정되지도 않은 사안을 연기할 수는 없다"며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는 날짜에 대해서도 러시아 측이 아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은 두 사람이 지난 16일 통화하면서 추진된 것이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주 내에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던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이번 주 회동도 연기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라브로프 장관이 20일 루비오 장관과 통화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즉각적인 휴전은 단 한 가지를 의미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대부분이 계속 나치 통치를 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 전선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미국·EU·우크라이나 측 입장을 러시아가 거부한다는 뜻이며 양측 간 이견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CNN은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이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에 대해 서로 엇갈린 기대를 갖고 있었다며 양측 간 외교적 접촉이 적어도 당장은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에 루비오-라브로프 회담이 연기된 이유에 대해 "러시아 측이 너무 많은 것을 원했기 때문에 미국으로선 부다페스트에서 트럼프가 합의할 수 없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푸틴 간 정상회담 개최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방미길에 올랐다. 뤼터 총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도 교전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주(州) 구조 당국은 "노브고로드-시베르스키 지역이 드론 공격을 받아 최소 4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며 "사상자 중에는 10세 아동도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같은 지역 주도인 체르니히우에도 대규모 드론 공격이 가해져 전력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를 향한 반격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 남부 접경지 브랸스크의 화학 공장을 대규모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알렉산드르 보고마즈 브랸스크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가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을 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상자나 피해 보고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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