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총리의 '강한 일본' 구상, 중·일 관계 새 불씨 되나

  • 개헌·재무장·핵추진 잠수함 추진까지

  • 아베 노선 계승...'대중 견제'를 미·일 관계 핵심 축으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1일 일본의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강한 일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중국과의 외교 마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평화헌법 9조 개정, 자위대 강화, 정보기관 신설, 신형 잠수함 보유 추진 등 강경 보수 노선이 잇따라 제시되면서, 중·일 관계가 한층 팽팽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내 대표적인 우파 인사로, 그동안 일본의 ‘재무장’을 추진하는 입장에 서 왔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다카이치 총리의 등장은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며 “그가 추진하는 평화헌법 개정과 안보정책 강화가 일본의 정체성과 동아시아 안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내각이 출범 직후 공개한 정책 중 눈에 띄는 것은 ‘차세대 추진력’을 갖춘 신형 잠수함 보유 방침이다.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 사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유신회와의 연립정권 합의문에 △헌법 9조 개정 논의 착수 △긴급사태 조항 신설 △스파이방지법 제정 △무기수출 제한 완화 등 강경 안보 정책을 대거 포함시켰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 안전보장 3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 개정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방위비 증가는 국민 부담뿐 아니라 지역 긴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또 내각정보조사실을 확대해 내년 ‘국가정보국(NIA)’을 신설하고, 2027년까지 영국 비밀정보국(MI6)에 해당하는 ‘대외정보청’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첩보활동과 사이버 안보 기능을 강화할 경우, 이는 중국의 정보전 대응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강한 일본’을 표방하는 이 같은 정책들은 자민당 내 결집을 도모하고 보수층의 지지를 결속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우경화가 국내외 모두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보수층을 되찾기 위해 자민당 내에서도 오른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며 우경화를 우려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은 미·일 동맹 강화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일 관계에는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 취임 직후 “일본은 역사에 대한 성찰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견제 메시지를 냈다. 이미 미·중 대립 구도 속에서 일본이 미국과 보조를 맞추며 ‘대중 견제 전선’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다카이치 정권의 등장은 중국 입장에서 전략적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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