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내각 면면 살펴보니…女 2명에 강경우파 '전진배치'

  • 총재 선거 라이벌 새 내각에 대거 등용

  • 여성 각료는 2명에 그쳐 실망감도

  • 기하라 관방장관, 모테기 외무상 등

  • 한일관계 끼칠 영향에도 주목

취임 기자회견 하는 다카이치 총리 사진도쿄 AFP연합뉴스
취임 기자회견 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도쿄 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1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경쟁했던 라이벌을 내각에 포함시킨 반면, 자신의 총재 선거 진영에서 5명을 등용했다. 이들 가운데는 우파 성향이 강한 정치인도 다수 포함됐다. 여성 각료는 2명에 그쳐 '첫 여성 총리' 탄생에 대한 기대에는 못 미치는 인사를 단행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내각 인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가장 중시한 것은 총재 선거에서 맞붙었던 라이벌에 대한 처우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농림수산상을 방위상으로, 하야시 요시마사 전 관방장관을 총무상으로,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을 외무상으로 각각 기용했다. 또 함께 총재 선거에 나섰던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을 당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에 임명했다.

총재 선거에서 다퉜던 라이벌들이 새 내각에서 모두 주요 직책을 맡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해 공영 NHK방송은 "지금까지 자민당 내 선거에서 패배한 파벌은 입각은커녕 주요 직무에 등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당 파벌 해체 후 당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쉽게 연출할 수 있는 방법이 총재 선거에서 각 진영의 간부를 등용하는 것"이라고 해설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내각은 첫 여성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만큼 당내에서는 역대 최다인 6명의 여성 각료의 등용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북유럽 국가에 뒤지지 않는, 여성이 많은 내각과 당 임원회" 를 지향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여성 각료는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오노다 기미 경제안보담당상 두 명에 그쳤다.

이 밖에 주목할 만한 인사로는 재무상에 기용된 가타야마 전 지방창생상이다. 재무성 고위 관료 출신인 가타야마 신임 재무상은 자민당 내에서 적극적 재정·통화정책을 주장하는 '확장재정파'에 속한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237%에 이르는 만큼 통상 균형재정을 추구해 온 기존 재무성의 입장과는 반대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나라 빚은 정부 자회사인 일본은행이 사주면 된다"고까지 주장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재무성을 비판하며 적극 재정론을 설파해 왔다. 다만 총재 선거 과정에서 물가 상승 대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그가 '확장 재정'과 '물가 대책'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주목된다.

한편 정부 대변인이자 내각 2인자 격인 관방장관에는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이 기용됐다. 그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단골로 참배해온 정치인으로 지난해는 현직 방위상 신분임에도 참배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한·일관계가 경색된 2019~2021년에도 외무상을 맡아 "한국에 의해 '골포스트'(골대)가 움직여지는 상황이 늘 벌어지고 있다"고 말해 한국과 협력보다는 대립 관계를 만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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