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라타우 신도시에 K-파크 조성...도전과 감사의 상징, "불가능은 없다"

카스피안그룹 최유리Yuriy Tskhay 회장 사진AJP 한준구 기자
카스피안그룹 최유리(Yuriy Tskhay) 회장 [사진=AJP 한준구 기자]

 

"K-파크(K-Park)는 단순한 기념사업이 아닙니다. 우리를 품어준 카자흐스탄 국민에 대한 감사의 상징이자, 미래 세대에게 어떤 역경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희망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2세이자 카스피안그룹을 이끄는 최유리 회장은 AJP와의 인터뷰에서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옮겨진 고려인들의 역사를 기리고, 정착과 성취의 과정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복합문화단지 'K-파크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회장과 카스피안그룹은 현재 카자흐 정부가 추진 중인 '알라타우 시티(Alatau City)' 건설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번 주 한국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보줌바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를 비롯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K-파크는 카자흐스탄 정부가 개발 중인 신도시 '알라타우 시티' 내에 들어선다. 알라타우 시티는 카자흐스탄의 경제 수도 알마티 북측 약 880㎢(부산의 1.1배) 부지에 조성되는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완전한 디지털 도시를 목표로 한다. 정부는 약 25조 원을 투입해 산업·금융·관광·교육 등 4대 핵심 기능을 갖춘 복합 도시를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설계된 이 도시는 190만 명의 인구를 수용하고 1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파크는 이 신도시 안에 조성되는 전 세계 고려인을 위한 복합문화·비즈니스 공간으로, 유라시아 지역의 한류 문화산업 거점 역할이 기대된다. 지난 9월 착공식이 열렸으며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37년 강제이주 90주년이 되는 해와 맞물려, K-파크는 고려인의 '인내와 감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열망'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추진되고 있다.

 

카스피안그룹 최유리Yuriy Tskhay 회장 사진AJP 한준구 기자
카스피안그룹 최유리(Yuriy Tskhay) 회장 [사진=AJP 한준구 기자]


최 회장은 "K-파크 프로젝트는 19세기 중반 러시아 연해주로 건너간 초기 한인 이주민들의 역사로부터 이어져 온 고려인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카자흐스탄의 사회단체, 문화계, 언론계, 그리고 사업가 등 각계각층의 고려인들이 '상징적인 공간을 세우자'는 뜻을 모으면서 K-파크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며 "논의 끝에 유라시아 지역에서 한류 문화사업의 거점이 될 문화·비즈니스 센터를 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K-파크를 "단순한 건축 사업이 아니라 고려인 사회 전체의 프로젝트"라고 정의했다. 이어 "카자흐스탄의 많은 고려인 사업가들이 자발적으로 투자했고, 거의 모든 고려인 기업가가 참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1937년 선조들이 이 땅에 도착했을 당시, 카자흐스탄 국민들 또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과 음식을 나누며 생존의 기회를 제공했다"며 "K-파크는 그 감사의 마음을 후대에 전하고, 고려인들의 성장과 성취의 여정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카스피안그룹 최유리Yuriy Tskhay 회장 사진AJP 한준구 기자
카스피안그룹 최유리(Yuriy Tskhay) 회장 [사진=AJP 한준구 기자]


그는 "지난 9월 열린 착공식에는 300명 이상이 참석했는데, 현장에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착공식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사실 자체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며 "카자흐스탄은 내게 배움과 성취의 기회를 주었고, 그 속에서 존경받는 삶을 가능하게 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K-파크 프로젝트는 고려인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도전의 용기와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착공식에는 주지사, 시장, 국회의회 부의장 등 고위 인사를 비롯해 전국 각 지역의 고려인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때 복싱 선수이자 코치로 활동했던 경험에 대해 "운동을 통해 배운 근성과 인내심이 사업가로서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을 처음 방문했을 때 받은 문화적 충격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며 "하지만 사업 초기 10년은 매우 고된 시기였다. 복싱 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뉴욕에서 보고 느낀 것을 카자흐스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 경험은 내 안에 큰 꿈을 심어줬고, 현실로 만들기 위해 매일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정은 어려웠지만 그 시간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며 당시의 도전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힘든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로 '스포츠를 통해 길러진 근성과 인내심'을 꼽았다. 이어 "조금씩 배우고 성장하며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철학은 지금도 그의 경영 철학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

 

카스피안그룹 최유리Yuriy Tskhay 회장 사진AJP 한준구 기자
카스피안그룹 최유리(Yuriy Tskhay) 회장 [사진=AJP 한준구 기자]


그는 젊은 세대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어디서든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나아가면 결국 이루게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어린 시절 부모님은 생존을 위해 '조용히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지금은 행동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K-파크가 국경을 넘어 고려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또한 이곳이 미래 세대가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 희망과 도약의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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