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조6000억원 투입해 AI 활용 확대…미·중 기술 의존도 낮춘다

  • 로봇·헬스케어·제약 등 11개 산업 분야서 'AI 퍼스트' 전략 추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연합(EU)이 역내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AI) 활용을 확대하고 미국·중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10억유로(약 1조6580억원) 를 투입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로봇공학, 헬스케어, 제약, 에너지, 제조, 건설, 농식품, 자동차, 방위, 통신, 창작 등 11개 산업 분야에서 AI 활용을 높이기 위한 '어플라이 AI(Apply AI·AI 적용)' 전략을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AI의 미래가 유럽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며 "AI 활용이 전 산업에 걸쳐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전략을 통해 그 과정을 가속화하겠다"며 "로봇공학, 헬스케어, 에너지, 자동차 등 주요 산업 전반에 'AI 퍼스트(AI First)' 사고방식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기업활동에 AI를 실제로 활용한 기업은 14%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기업의 활용도는 텍스트 분석이나 이미지 생성 등 일부 형태를 포함해 약 40% 수준이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10%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 및 글로벌 추세와 큰 격차를 보인다. 미국상공회의소는 자국 중소기업의 약 60%가 이미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추산했고,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McKinsey)는 전 세계 기업의 AI 활용률이 78%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U는 이런 낮은 활용도가 AI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미국에 맞서기 어렵게 만들고, 동시에 둔화한 유럽 경제 성장률 회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루칠라 시올리 EU 집행위원회 AI국장은 "이같은 (EU의 AI 사용률) 숫자는 그다지 좋은 수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또 유럽이 AI 하드웨어를 다른 지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 같은 구조가 공급망 리스크를 초래하고, 특정 국가에 의해 '무기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집행위는 헬스케어 부문에 AI 기반 첨단 스크리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제조·제약·기후 산업에는 AI 에이전트(Agentic AI) 기술을 개발하는 등 산업별 맞춤형 활용 전략을 내놓았다.

또한 자율주행 모델이나 신약 개발을 위한 AI 지원, 농민이 AI 기반 앱을 탐색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농업 중심 앱스토어 지원 등의 방안도 제시되었다. 창작 부문에서도 AI 강화 제작이나 AI 번역 활용 플랫폼 개발 등이 지원될 예정이다.

시올리 실장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기업들이 AI를 생산 과정에 실제로 통합하는 것"이라며 "출근 후 책상에 ChatGPT를 띄워놓고 'AI를 쓴다'고 체크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10억 유로 예산은 EU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과 '디지털 유럽(Digital Europe)' 프로그램에서 조달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회원국과 민간 부문의 매칭 투자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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