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대미투자 불확실성에 환율 급등…1420원 가능성도

  • 26일 하루새 11.8원 급등…4개월 만에 최고치

  • 트럼프 "그것은 선불" 언급에 시장 투심 악화

  • 이달 DXY 0.43%↑…원화는 달러 대비 1.58%↓

지난 26일 서울 명동 시내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서울 명동 시내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10원을 돌파하며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대미 투자 불확실성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단기적으로 142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새 11.8원 급등한 1412.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10원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5월 14일(1420.2원) 이후 처음이다.

국내 요인으로는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 현금 투자가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은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4163억 달러 규모인 외환보유액과 큰 차이가 없는 거액을 단기간에 현금으로 집행하면 환율이 급등할 수 있어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3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밝히자 시장 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이 여파로 환율은 넉 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면담한 뒤 귀국길에서 “일본처럼 일시에 (투자)한다면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며 “베선트 장관은 우리 외환시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전문가”라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경제 지표 개선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가운데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 3.8% 증가해 반등 폭이 컸다. 이는 2023년 3분기(4.7%) 이후 7개 분기 만에 최고 수준이다.

고용 지표도 탄탄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시장 전망치(23만5000건)를 밑돌았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인 달러인덱스(DXY)는 이달 들어 0.4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화는 달러 대비 1.58% 절하됐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대미 투자 불확실성과 미국의 견조한 펀더멘털에 환율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며 “국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20원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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