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룸] 日 땅값 34년 만에 최대폭 상승…'잃어버린 30년' 끝나나

도쿄의 고층 빌딩 사진연합뉴스
도쿄의 고층 빌딩 [사진=연합뉴스]
일본 부동산 시장이 34년 만에 최고 상승세를 나타내며, 버블 붕괴 직전인 199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땅값 오름세를 보였다.

16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 기준 일본의 기준지가는 전년 대비 1.5% 상승했다. 이는 4년 연속 상승세이며 특히 1991년의 3.4% 이후 최고치다. 당시 일본은 거품경제 붕괴로 땅값이 추락하면서 ‘잃어버린 세월’에 돌입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대도시권의 폭등세다. 도쿄권은 무려 5.3% 올랐고, 오사카권 3.4%, 나고야권 2.1%를 기록했다. 지방권도 0.4% 올랐지만, 전체 분위기를 주도한 건 대도시였다. 라피더스의 첨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홋카이도 지토세 지역은 개발 기대감으로 땅값이 급등했다.

국토교통성과 지자체가 전국 2만여 곳에서 조사한 결과, 무려 49.3% 지점이 상승세를 보였고 도쿄권에서는 89.2%가 올랐다. 용도별로는 상업지가 2.8%, 주택지가 1.0% 올랐다.

닛케이는 “해외 자금이 일본 부동산 시장에 대거 유입되며 특히 도쿄권의 상승을 견인했다”며 “경기 회복 흐름 속에 땅값 상승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가 엔저 효과와 외국 자금 유입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에서 가장 비싼 땅값은 도쿄 긴자의 메이지야긴자빌딩 부지가 차지했다. 이곳은 1㎡당 4690만엔으로 평가돼, 전년 대비 11.4% 급등했다. 이 빌딩 부지는 무려 20년 연속 일본 최고가 자리를 지켰다.
 
도쿄 긴자에 위치한 일본 기준지가 1위 빌딩 사진교도·연합뉴스
도쿄 긴자에 위치한 일본 기준지가 1위 빌딩 [사진=교도·연합뉴스]
34년 만에 돌아온 기록적 상승세에 일본 안팎에서는 ‘잃어버린 30년이 드디어 끝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지방 경기 침체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해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