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지지 등에 업은 이스라엘, 가자시티서 지상작전 개시

이스라엘군, 가자시티 전차 투입…서쪽 해안가 인근 20분간 37차례 공습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지상 및 공중 작전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 건물들 위로 이스라엘군 조명탄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등에 업고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 장악을 위한 대규모 지상공세에 돌입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날 저녁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시티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직후 전차부대가 도심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도 목격자들을 인용해 이날 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집중 공습을 가했으며, 몇 분 뒤 이스라엘 탱크들이 도심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와이넷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현지 언론은 약 20분간 37차례 공습이 있었다며 공격은 가자시티의 서쪽 해안가 인근의 셰이크 라드완, 알카라마, 텔 알하와 지역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이번 지상작전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네타냐후 총리를 예방한 직후 전격적으로 개시됐다. 루비오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상 작전을 지지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끝내기를 원한다"고 전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루비오 장관은 지상 작전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다"고 했으며, 미 행정부 관계자도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을 막지 않을 것이며, 전쟁 관련 결정은 이스라엘이 스스로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예루살렘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하마스가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무장세력으로서 존재하는 것을 종식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내고 "하마스와 싸우고 모든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전쟁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이번 공세가 전쟁 발발 2년 차에 접어든 갈등의 또 다른 격화 국면으로, 사망자 증가와 함께 인도적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르지 할레비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CNN에 "가자지구에는 220만명이 살고 있다. 현재 가자에는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사람이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다. 20만명 이상이다. 이는 결코 '신사적인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수치는 팔레스타인 보건부 집계(사망 6만5000명·부상 16만4000명 이상)와 유사한 수준이다.

가자시티 인구는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30만명이 도시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할 공격 당시 납치한 인질 251명 중 47명이 남아 있으며, 이 가운데 20명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격퇴하고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가자지구 완전 점령을 추진해왔으며,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지난 8월 8일 가자시티 장악 방침을 의결한 바 있다.

한편, 중동 아랍·이슬람권 정상들은 같은 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긴급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을 강하게 규탄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는 "이스라엘은 주변과 평화를 거부할 뿐 아니라 자국의 의지만 강요하려 한다"며 "이스라엘의 침략은 국제법과 규범을 짓밟는 무모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9일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를 공격하기 위해 휴전협상 중재국이자 미국의 중동 내 주요 동맹국인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있는 한 건물을 공습하며 전 세계의 비난을 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는 매우 좋은 동맹국"이라며 "그(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카타르를 (다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와 관련해 16일 카타르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은 이스라엘의 도하 공습 이전에도, 이후에도 걸프 지역 동맹들과 접촉해왔다"며 "미국은 카타르가 가자지구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