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 "대법관 늘리며 4심제 주장, 모순적"

"사법개혁은 신속·공정한 재판 보장이 핵심"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6월 25일 울산시교육청 대강당에서 교직원 헌법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신속한 재판을 위해 대법관을 늘리자고 하면서  4심제를 하자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난 10일 말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이날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강당에서 '법률가의 길: 헌법소원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 특별 강연에서 대법관 증원과 재판소원 등 여당의 사법개혁 방안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문 전 권한대행은 "(사법개혁)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헌법이 사법부에 부여한 권한을 존중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개혁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개혁의 지향점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가 돼야 하며, 대법관 증원은 이를 위한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다"고 했다.

또한 "재판소원이 활발한 독일에서도 인용률은 1~2%에 그친다"면서 "한국 대법원이 법률심에 그치지 않고 사실인정 문제까지 건드리고 있다는 점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권한대행은 "상고심 제도를 사실심의 연장으로 볼 것인지 법률심으로 유지할 건지 큰 틀을 먼저 정하고, 상고가 잦은 이유를 분석한 뒤 이를 해소하려는 방안을 논의하는 순서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엔 "전혀 공부한 적이 없어서 어떤 의견도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