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은 3일(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 등장한 것을 주목하면서 이를 ‘중국의 반(反)서방 도전장’으로 평가했다.
이날 시 주석과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은 열병식장에 담소를 나누며 함께 등장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북한·중국·러시아(옛 소련 포함)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66년 만에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 옆에 서서 ‘서방에 도전하는’ 열병식을 개최했다며 “시 주석이 중국을 미국 이후의 국제 질서의 관리자로 만들려 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성장하는 무력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행사는 중국의 군사력과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세와 불안정한 정책으로 동맹국과 경쟁국이 모두 긴장하던 중에 개최된 것”이라고 짚었다. 또 “세계가 평화와 전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세 정상의 공동 등장이 “굉장히 인상적”이라면서 “현재와 미래 세계를 재편하는 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이 서방에 저항해 온 국가의 정상들 앞에서 첨단 무기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시진핑의 퍼레이드는 중국이 다시는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는 베이징에서의 무력시위는 중국이 외세의 압력에 저항할 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또한 이 퍼레이드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 국가로 부상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국가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며 “대만과 대만의 국제적 지지자들에게 대만의 공식적인 독립을 향한 어떤 움직임도 위험하다는 암묵적인 경고”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김 위원장의 존재는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서 새로운 권위주의 축의 부상을 둘러싼 우려를 한층 고조시킬 것”이라며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 손잡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파급력은 더욱 크다”고 분석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북·중·러 정상 외에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26개국 국가 원수와 정부 수뇌가 참석했으나 서방 지도자들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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