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보폭 넓히는 보험업계, 자사주 소각 확대될까

  • 미래에셋생명, 자사주 소각 적극 검토 밝혀…생보사 최초 사례 될 듯

  • 타 보험사, 아직 고민 중…"은행·증권 대비 보험 뒤처져"

사진챗GPT
[사진=챗GPT]


보험업계가 자사주 소각을 새로운 주주환원 수단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새 회계기준(IFRS17) 체제 도입 이후 지급여력 비율 악화를 우려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지만, 미래에셋생명이 소각 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14일 기업설명회에서 "재무지표 안정화에 따라 자사주 소각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이미 발행된 주식을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면 주당 가치가 높여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코리안리 등 주요 보험사 7곳이 자사주를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 곳은 삼성화재가 유일했다. 삼성화재는 2028년까지 자사주 비중을 5%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지난 4월 보통주 136만주, 우선주 9만주 가량을 자사주를 소각했다.

그러나 삼성화재와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사는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의지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는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IFRS17 체제에서 소각은 지급여력 비율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장기부채를 많이 보유한 생보사의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 변동성이 커 신중할 수밖에 없다. 경영권 문제도 변수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자사주를 매입해온 이유는 지배력 확보 차원인데, 이를 소각하면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보험사도 주주환원 보폭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사주를 장기간 보유만 하면 자본 효율성이 떨어지고, 주주환원 의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투자자 신뢰와 기업가치 제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메리츠화재를 보유한 메리츠금융지주는 자사주 소각 계획을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주 추가로 내놓으면서 이날 종가 기준 최고가(12만9000원)를 경신했다. 메리츠금융은 올해만 1조25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증권업권에서 자사주 소각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과 비교하면 보험업계의 주주환원 정책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며 "주가 상승이 결국 자사의 이득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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