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중인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참고인 출석을 요청한 특검을 비난한 데 대해 "특검 수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경고에 나섰다.
29일 박지영 특검보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회의 표결 방해 행위는 내란특검법상 수사 대상"이라며 "안 의원은 내란특검법에 찬성한 유일한 (당시) 여당 의원이었고, 그래서 이번에 관련 수사를 시작하면서 참고인 조사 협조를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 의결 방해와 관련해 조사 협조를 요청한 국회의원은 안 의원이 유일하다"며 "내란특검법을 통과시킨 의원이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않았다. 특검이 정치 수사를 하며 야당을 탄압하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팀의 참고인 출석 요청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본질을 잃고 정권의 앞잡이가 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짓밟고 있다"고 특검팀을 맹비난했다.
이날 특검팀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비상계엄 해제 국회 의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오전 9시10분께 안 의원에게 참고인 출석을 요청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조사 일정을 협의하고자 2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안 의원이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참고인 조사의 경우 소환에 응할지는 강제가 아닌 본인 판단"이라며 "안 의원이 비상계엄 해제 당시에도 국회에 있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가장 잘 설명해줄 것이라고 생각해 협조를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아예 안 의원에게 보낸 메시지 전문도 공개하며 "메시지의 의도가 정당 해산의 의도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이 공개한 해당 메시지는 박억수 특검보가 안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로 '국민의힘 의원 중 다수가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불참한 경위 및 국민의힘 내 의사 형성 과정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참고인 조사 협조를 부탁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안 의원은 특검 출석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에서 잘못한 점이 있는지 캐묻는 게 목적이라면 출석해 협조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우리 당을 내란 정당으로 만들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말꼬리 잡으려 부른 게 아닌가 의심한다"고 답했다.
이어 '특검이 강제 수사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엔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영장 청구해서 하라"며 "전혀 두렵지 않고 떳떳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것이 특검 문자 때문이냐는 물음에는 "처음에는 용산역에서 출마 선언을 계획했으나 용산역 측에서 정치행사는 불편하다고 해 순연했다가 저렇게 말이 안되는 문자를 받았다"며 "그래서 이 내용(특검 문자)과 함께 출마 선언까지 이 자리에서 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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