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 양극화 심화…8만 개 이상 소형 셀러 주문 '0건'

  • 틱톡샵 고성장, 쇼피 주춤…중소 판매자 퇴출 본격화, 브랜드관 집중 현상 뚜렷

베트남 내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내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2025년 상반기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틱톡샵의 급성장과 함께 대형 판매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으며, 8만 개 이상의 소형 쇼핑몰은 주문 발생이 전혀 없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28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비즈니스(VnBusiness)는 이커머스 데이터 플랫폼 메트릭(Metric.vn)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온라인 리테일 플랫폼 시장 보고서’를 인용해,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이 대형 판매자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으며 소규모 셀러들이 빠르게 도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베트남의 주요 4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Shopee), 라자다(Lazada), 티키(Tiki), 틱톡샵(TikTok Shop)의 총 거래액은 약 78억 달러(약 10조7788억 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42%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매된 상품 수량도 약 19억2000만 개로 25.4%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외형 성장 뒤에는 플랫폼 간 시장 점유율 재편과 주문을 기록한 셀러 수 급감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틱톡샵은 전년 동기 대비 69%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을 29%에서 39%로 끌어올렸다.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이라는 틱톡 특유의 커머스 모델이 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들의 취향과 맞아떨어지며 급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쇼피는 여전히 58%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동기 63%에 비해 점유율이 감소했다. 성장률 역시 16%에 그쳐 경쟁 압력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라자다와 티키는 더욱 뚜렷한 부진을 드러냈다. 라자다는 전년 대비 48%, 티키는 무려 63%의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이는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실시간 소통과 콘텐츠 중심의 소비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 행동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판매자층에서도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메트릭 측은 “2025년 상반기 주문이 발생한 셀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만 개 이상, 2024년 하반기와 비교해도 5만5000개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광고비 상승과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해 소규모 셀러가 생존하기 어려워졌으며, 시장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브랜드관(Shop Mall) 중심의 플랫폼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전체 셀러 수의 3.4%에 불과한 브랜드 셀러들이 쇼피와 틱톡샵 전체 매출의 약 29%를 차지하며 점차 주도권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품질과 신뢰성을 이유로 공식 브랜드관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격대별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전체 매출과 판매량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10만~20만 동(약 5000원~1만 원) 가격대의 제품군이었다. 해당 구간의 시장 점유율은 24.2%에서 26.3%로 증가했으며, 20만~35만 동 구간 역시 15.7%에서 16.5%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100만 동 이상 고가 제품의 점유율은 16.3%에서 15.1%로 소폭 하락했다.

메트릭은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품질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는 패션, 생활용품, 육아용품 등 주요 소비군에서 특히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커머스 플랫폼과 리테일 기업들은 이제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사용자 경험, 사후 서비스,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 전방위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경쟁 양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앞으로 생존을 위해서는 자본력과 브랜딩 역량을 갖춘 기업 중심의 ‘강자만 살아남는’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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