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폭행 사건 확산…가해자 해고, 한국 기업 공식 사과

  • 공식 입장문에도 여론은 싸늘…기업 대응 방식 도마 위

SNS에 올라오고 있는 하노이 폭행 사건 CCTV 장면 사진베트남통신사
SNS에 올라오고 있는 하노이 폭행 사건 CCTV 장면 [사진=베트남통신사]


하노이 포토부스 매장에서 한국인 출장자에 의해 베트남 여성이 폭행당한 사건과 관련해 한국 기업이 공식 사과에 나섰다.

17일 베트남 현지 매체 전찌신문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1일 저녁 하노이시 내 포토부스 브랜드인 '포토이즘'에서 발생했다. 두 명의 베트남 여성은 사전 예약한 시간에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고, 매장 밖에서 대기하던 한국인 여성 두 명이 연이어 재촉하며 언성을 높이던 중, 베트남 여성 중 한 명이 “어?”라고 반응하자 한국인 여성 중 한 명이 갑자기 머리채를 잡고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는 내용이다. 함께 있던 친구가 제지했지만 위협을 받았고, 피해자가 직원에게 경찰 호출을 요청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피해자의 주장이다.

해당 장면은 매장 내 CCTV에 촬영되었고, 사건 당시 영상이 14일 온라인상에 확산되면서 베트남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베트남 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해당 사진관 브랜드 불매를 촉구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고, 관련 기업과 브랜드의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도 커졌다.

특히 가해자 중 한 명이 베트남 박닌(Bac Ninh)성에 위치한 세경하이테크(Segyung Hi-Tech) 베트남 법인 소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은 더욱 확산됐다. 세경 측은 16일 자사 홈페이지에 공식 입장문을 게재하고, 사건에 연루된 한국인 직원이 본사 소속으로 9일부터 14일까지 베트남에 출장 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경은 해당 직원이 업무 외 시간에 사건을 일으킨 만큼 초동 인지에 시일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급 회의를 열고 피해자 측과 연락을 취했으며, 수사기관과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세경은 “이번 사건은 비윤리적이며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자사가 추구하는 베트남의 법과 문화를 존중하는 기업 철학에 반한다”며 해당 직원을 해고하고 피해자 및 베트남 국민 전체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한 피해자에게 성실한 배상을 약속하고, 향후 양국 간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한편 포토이즘 측은 사건 직후 짧은 해명문을 게시했지만, 이를 곧 삭제해 의혹을 키웠다. 포토이즘은 한국 본사 소속 브랜드로, 현재 하노이·다낭·호찌민시(Ho Chi Minh)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지점을 운영 중이다. 브랜드 측은 수사 협조를 약속했지만, 초기 대응이 미흡하고 피해자 보호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직원은 현재 사직한 상태이며, 브랜드는 전 매장을 대상으로 고객 분쟁 대응 매뉴얼을 재정비 중이다.

이번 사건은 단지 베트남 사회 내의 반응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 내에서도 주요 매체들이 해당 사건을 보도했으며, 인스타그램, 스레드(Threads) 등에는 영상이 공유돼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일부 한국 누리꾼들은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이런 일이 양국 관계 전체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건은 현재 하노이 당국이 수사 중이며, 현지에서는 외국계 기업이 베트남 내에서 책임 있는 태도와 고객 보호 의식을 갖고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한 개인의 일탈’로만 볼 것이 아니라, 양국 간 상호 존중의 원칙을 실천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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