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으로 갈 뻔했던 '김대중 망명일기' 출간…"尹 쿠데타와 겹쳐"

  • 자택 서재서 유품 정리 중 발견

  • 1972년 10월 17일 유신에 맞섰던 내용 담겨

 22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망명일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이사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망명일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이사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정희 정권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해산하고 헌법 기능의 일부를 정지시켰다. 참으로 청천벽력의 폭거요 용서할 수 없는 반민주적 처사다. 지금 본국에서는 나의 사랑하는 동포들이 얼마나 놀라고 분노하고 상심하고 있을까?” -김대중의 1972년 10월 17일 일기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무력화했다. 그때 일본에 있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직후 망명을 선택해 반유신 운동에 나섰다. 고독한 투쟁이었다. 

한길사가 펴낸 <김대중 망명일기>에는 김 전 대통령이 일본, 미국, 다시 일본에 체류하면서 죽음을 각오하고 유신운동에 맞서 싸웠던 내용들이 담겨 있다.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은 22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망명일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여름 이맘때쯤, 우연히 망명일기를 발견했다”며 “까딱했으면 쓰레기통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운 좋게 발견해서 책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희호 여사 서거 후 동교동 자택의 서재에서 유품을 정리하다가 총 여섯권의 수첩이 나왔다. 1972년 8월 3일부터 1973년 5월 11일까지 김 전 대통령이 자필로 쓴 일기 223편이다. 일기에는 비상계엄에 반대하면서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김 이사장은 망명일기를 보면서 윤석열 정권의 내란시도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겹쳤다고 말했다. “박정희씨가 1971년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맞붙었다가 고전하고 간신히 3선이 됐죠. ‘내가 뭘 잘못했는데 표를 안 주냐’고 화내면서, 독재 체제를 획책했어요. 윤석열 대통령은 쿠데타가 7시간 못 가고 끝났지만 유사한 점이 많죠. 윤석열 대통령도 선거 때 자신이 잘못해서 여당 참패한 것을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고 국민을 탓하다가 무리수를 두고 결국 탄핵됐죠.”
 
김 이사장은 역사는 반복됐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망명 시 해외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니, 박정희 씨가 해외에서 반한 활동한다고 역정을 냈어요. 간신배들이 납치 사건을 일으켰듯, 이번에도 윤석열 정권에서 야당의 횡포 때문에 못 살겠다며 계속 불평하니까 간신배들이 계엄을 획책했죠.”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도문은 가슴에 타오르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죠. 일기 곳곳에 조국과 민족에 바치는 기도문이 있어요. 기도문들이 참 가슴을 울려요."   


 
김대중 망명일기
김대중 망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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