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데도 최근 3거래일 연속 이 회사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국제 리튬 시세가 오른다는 소식에 편승해서다. 실적이나 사업성과 어디에도 리튬의 'ㄹ'조차 찾아보기 힘든 '리튬 없는 리튬주'의 급등세는 분명 정상은 아니다. 시장에선 2023년 볼리비아 리튬 사업 허위공시로 상장폐지된 인동첨단소재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튬포어스는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달 초까지 800원 초반대의 '동전주'로 분류됐지만, 이날 기준 주가는 1699원으로 껑충 뛰었다. 최근 리튬 가격 급등세에 편승해 '리튬 테마주'로 분류된 덕분이다.
그러나 '리튬포어스'라는 사명과 달리 이 회사의 리튬 사업은 실체가 없다. 공시를 보면 올해 1분기 리튬포어스의 전체 매출 23억원 가운데 리튬 관련 매출은 단 한 푼도 없었다. 매출 대부분은 휴대폰 액세서리(80.9%)와 방향제(10.1%) 등에서 발생했다. 리튬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2022년 11월 이후 관련 실적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일한 이차전지 소재 매출은 지난해 음극파우더 관련 13억3300만원이 전부다. 리튬 관련 사업 현황이나 향후 계획을 확인하고자 수차례 회사 측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지난 5월 회사가 화양그랜드파크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에 62억원을 대여한 건도 뒷말이 무성하다. 회사 측은 이를 '여유자금 대여를 통한 금융이익 확보'라고 밝혔으나, 화양그랜드파크지역주택조합은 자본총계가 –163억원인 완전자본잠식상태로 담보나 회수 계획 등 구체적 안전장치가 없어 투자자 우려가 크다.
자금난 해소를 위한 유상증자 역시 논란이 일고 있다. 리튬포어스는 운영자금 목적으로 지난 21일 약 3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정정 공시를 냈다. 초기에는 변희조씨와 오빠 변재석씨가 공동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변희조씨 단독으로 변경돼 공시가 세 차례나 정정됐다.
리튬포어스의 최대주주는 법인 '리튬인사이트'이며, 이 법인의 최대출자자이자 실질적 지배권은 1988년생 변재석씨가 행사하고 있다. 그는 현재 리튬포어스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동생 변희조씨(1994년생)는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남매는 각각 리튬인사이트 지분 42.44%를 보유 중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유상증자가 외부 자금 유치라기보다는 오너 일가 자금 순환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특히 두 남매는 상속세를 분할 납부 중이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납세 담보를 설정해 수십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 과정에서 자금 출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속세 납부도 어려운 오너가 회사 자금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것은 자금 조달의 근본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매우 명확한 경고 신호"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