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터놓기 쉽지 않은데 케어콜과 대화하다가 5년전 죽은 남편에 대해 처음으로 털어놓게 됐습니다. 슬픈 마음을 털어놓으니 마음이 많이 힐링되는 느낌이었어요."
고베에 거주하는 스즈키 씨(69세)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 네이버클라우드의 '클로바 케어콜'을 체험하고 이같이 말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네이버클라우드의 인공지능(AI) 안부 전화 서비스로, 최근 일본 초고령 도시 중 하나인 이즈모시에 도입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페스티벌 스테이션관'에 약 130평 규모의 전시 부스에 참가했다. 이번 전시에서 초고령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AI 및 디지털 기술 기반의 복지 모델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는 기술이 실질적으로 사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고, 일 평균 4000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누적 관람객은 총 1만2000여명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시는 크게 '클로바 케어콜'과 '디지털 트윈' 기술 전시로 구성됐다. 두 기술은 고령자 복지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첨단 기술로,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면서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공연장 바로 옆에는 케어콜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가 있었다. 특히 최근 일본 이즈모시에 도입되면서, 복지 현장 최초로 AI 기술이 도입된 사례로 주목받았다. 고령자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기술 성숙도가 높은 편이었다. AI와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젊은 여자 음성으로 구현해 마치 손녀딸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케어콜 체험을 한 오사카에 거주하는 타카하시 씨(67세)는 "교통사고 이후 언어장애가 생겨, 머릿속으로는 생각이 나도 말로 표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케어콜과 대화를 해보니 막혀 있던 부분이 기름칠이 된 것처럼 조금씩 뚫리는 느낌이 들었고, 이런 식으로 매일 연습할 수 있다면 정말 좋아질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긴다"고 말했다.
정서적 교감은 물론, 복지 인프라의 실질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케어콜은 통화 중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병원 및 지역 기관과 연결해 응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인력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돌봄 공백을 줄여주는 AI 기반 복지 인프라 역할도 기대된다.

다른 한 켠에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소개됐다. 디지털 트윈은 도시 전체를 3차원(3D) 디지털 공간으로 재현해 고령자의 이동·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고 관리하는 기술이다.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 트윈을 통해 고령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이상 행동이 감지되면 즉시 관제센터와 연결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전시는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게임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구체적으로 △시티 스캔(City Scan) △홍수 이스케이프(Flood Escape) △시티 업그레이드(City Upgrade) 등 총 3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스테이지 2의 '홍수 이스케이프'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홍수 범람 피해가 있는 지역이 표시되고, 피해가 적은 가장 안전한 지역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티 업그레이트 단계에선 홍수 피해 이후 도시를 재건할 수 있도록 건축물을 재설계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AI와 디지털트윈 같은 첨단 기술은 이제 단순한 혁신을 넘어, 초고령 사회에서 일상적인 안전망이자 필수적인 복지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즈모를 시작으로 기술이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로의 적용을 적극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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