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현지시간) 한국 등 14개국에 관세 서한을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만에 또다시 브라질 등 8개국에 관세 서한을 발송했다. 아울러 구리에 대한 품목별 관세까지 선언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압박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브라질, 알제리, 브루나이, 이라크, 리비아, 몰도바, 필리핀, 스리랑카 등 8개국에 8월 1일부터 적용할 상호관세 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발송하고 이를 공개했다.
이 중 눈길을 끈 것은 브라질로, 지난 4월 발표된 상호관세(10%)보다 무려 40%포인트가 뛴 50%가 부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브라질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지목하며, “국제적 불명예이자 마녀사냥”인 이 재판이 "즉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판을 두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브라질 대통령과 마찰을 빚어 왔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스티븐 올슨 선임 연구원은 "이는 트럼프의 신경을 건드리는 이슈는 어떤 것이라도 모두 무역 안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의 교역국들에게 시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구리에 대한 관세도 예고했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8월 1일부터 구리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이는 국가 안보 평가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리가 항공기부터 미사일 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 사용된다며 국방부에서 둘째로 많이 사용하는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상호관세에 이어 의약품, 반도체, 구리 등에도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잇따라 발표하며 각국에 협상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올로프 길 유럽연합(EU) 무역 담당 대변인은 이날 "수일 내" 미국과의 협상 타결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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