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이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검은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기업들이 협찬을 제공한 배경과 자금 흐름 등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김 여사의 '집사 게이트' 관련 핵심 인물에 대해서도 도피 정황을 근거로 신병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정희 특검보는 10일 KT광화문빌딩에서 브리핑을 열고 "삼부토건 현 회장 이일준, 전 회장 조성옥을 소환 조사 중이며, 13일 오전 10시에는 삼부토건 부회장이자 웰바이오텍 회장인 이모씨, 웰바이오텍 대표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웰바이오텍은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업체로,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기업'으로 주가가 급등한 이력이 있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기업들이 제공한 협찬이 뇌물에 해당하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과거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관련 사건 기록까지 재검토하면서 특검법 제2조에 명시된 수사 대상 여부를 근거로 압수수색을 포함한 수사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오 특검보는 "과거 수사기록도 전반적으로 검토했고, 이번 특검 수사로 더 이상의 의문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전했다.
일명 '집사'인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앞서 법원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며 기각한 상태다. 특검은 1호(도이치모터스), 2호(코바나컨텐츠), 12호(대통령 배우자의 사익 추구), 16호(인지된 범죄) 등 모든 규정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압수수색 필요성을 영장에 기재했지만, 법원 판단을 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법원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재청구 여부는 현재로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가 해외 체류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소재 확인 등에 대해선 "도주 의도인지 자발적 귀국 의사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씨 귀국 시 신병 확보 절차 착수 여부 역시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답했다.
코바나컨텐츠 연관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계좌가 압수 대상에 포함됐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특검은 IMS모빌리티가 180억원을 투자 받은 사실은 확인됐으며, 관련 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두고 금융당국 수사 확대 필요성을 제기한 데 대해 특검은 "제출된 자료들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금융당국 이관 여부를 정리해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답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의 이름이 영장에 적시됐는지를 묻는 질문엔 "영장 구성상 다양한 경위와 사실관계가 기재될 수 있어 이름이 포함됐는지 여부 자체를 확인해주는 건 원천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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